손민한“역시!베테랑”위기에강했다

입력 2008-05-01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3-3 동점이던 7회. LG는 1사 만루 절호의 찬스를 잡았다. 반대로 롯데 입장에선 절체절명의 위기. 그러나 마운드에 있는 손민한(33)의 표정은 평소처럼 흔들림 없이 그대로였다. 타석에는 박경수. LG 김재박 감독은 이 때 특기(?)인 스퀴즈번트를 지시했다. 3루주자 김상현은 일찌감치 스타트를 끊었고 박경수도 작전대로 번트를 댔다. 상대 의도를 간파한 손민한도 볼을 던지자마자 홈 플레이트 쪽으로 달려들었다. 그런데 박경수의 번트 타구는 묘하게 ‘멋진 수비’를 연기할 수 있도록 투수 정면 쪽으로 향했다. 손민한은 원 바운드 후 다시 떠오른 타구를 글러브로 직접 걷어 올려 곧바로 포수 강민호에게 연결한 뒤 포수 송구를 위해 비켜주면서 달려오던 속도를 이기지 못하고 나뒹굴었다. 3루주자 김상현을 아웃시킨 강민호는 곧바로 1루로 볼을 뿌려 타자 주자까지 아웃시켰다. 투수~포수~1루수로 이어진 1-2-3 병살타. 넘어졌던 손민한은 병살을 확인한 뒤 오른 주먹을 불끈 쥐고 껑충껑충 뛰면서 포효했다. ‘전국구 에이스’ 손민한의 수비 실력이 아니면 연출하기 힘든 명장면이었고, 그래서 ‘최고 투수’ 손민한이란 소리가 어색하게 들리지 않았다. 손민한이 1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LG와의 홈 경기에서 7이닝 3실점, 빼어난 성적으로 스탠드를 가득 메운 3만 만원관중에게 롯데의 승리를 선물했다. 시즌 4승째(무패). 9안타 1볼넷을 허용하면서도 3실점으로 막는 노련한 피칭이 돋보였다. 지난달 25일 사직 삼성전에서 완봉승을 눈 앞에 뒀다가 아웃카운트 하나 남기고 2-2 동점을 허용하며 승수 추가에 실패했던 아쉬움을 기분 좋게 털어냈다. 경기 전 만난 손민한은 “요즘 머리가 아프다”며 고개를 흔들었다. 프로야구선수협회 회장을 맡아 최근 사무총장을 바꾸는 등 야구 외적인 일에도 신경을 써야하기 때문. 시즌 중 사무총장을 교체하다보니 여러 가지로 신경을 많이 쓸 수밖에 없는 게 사실. 그래서 더 야구를 잘 해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도 느끼고 있다고 했다. ‘역시 손민한’ 이란 느낌이 든 건 그래서다. 손민한은 “이렇게 스탠드를 가득 채워주신 팬들께 너무 감사드린다. 무엇보다 만원 관중 앞에서 승리를 거둬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주 롯데가 1승5패를 거뒀을 때 적지 않은 팬들이 걱정해 주셨지만 올해 롯데는 예전의 롯데가 아니다. 반짝 돌풍이 아닌 진짜 실력임을 끝까지 보여주겠다”고 다짐하면서 “올 가을에도 사직구장이 팬들로 가득 찰 것”이라고 자신했다. 사직=김도헌기자 dohoney@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