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人코끝의선율고객혀끝은전율

입력 2008-05-01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와인 황제’ 로버트 M. 파커 주니어(61· 이하 로버트 파커)가 마침내 한국에 온다. 서울신라호텔 초청으로 5월27일 한국을 방문해 4박 5일 간 공식 일정을 갖는다. 로버트 파커는 29일 서울신라호텔 레스토랑 콘티넨탈에서 열리는 ‘파커 와인 테이스팅 디너’를 통해 추천 와인을 소개한다. 이 행사는 VIP 고객만 참여할 수 있다. 30일에는 일반 고객 및 VIP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파커 와인 갈라 디너’에 참석한다. 파커는 6종의 추천 와인을 소개한다. 자선 경매 이벤트와 함께 열리는 이번 갈라 디너의 참가 비용은 100만원 선으로 엄청난 고가지만,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그의 내한 소식에 와인 업계와 팬들이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상황이다. 도대체 로버트 파커가 누구길래,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걸까. ○ 로버트 파커는 아내가 만들었다 1947년 7월 23일 미국 볼티모어 북부 몽크턴에서 태어난 파커는 메릴랜드 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할 때만 해도 세계적인 와인 평론가가 될 지 꿈도 꾸지 못했다. 그런 그가 와인에 빠진 계기는 1967년 첫사랑이자 현재 아내인 팻 파커를 만나기 위한 프랑스 알사스 여행이다. 대서양을 건너온 그에게 팻이 준 한 잔의 테이블 와인은 와인의 즐거움으로 그를 안내한다. 로스쿨 진학 후 변호사로 활동하던 그는 1984년 변호사 일을 접고 전업 와인평론가의 길로 나선다. 아내인 팻이 지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는 1993년 프랑스 정부의 ‘국가공로훈장 기사장’을 받는 자리에서 복받치는 감정으로 모든 영예를 아내에게 돌렸다. ○ 파커 포인트(PP)로 유명세를 타다 와인 격월간지 ‘와인 애드버킷(Wine Advocate)’을 발행하고 비평에 나선 파커는 와인에 100점 만점의 파커 포인트를 매긴 게 유명해진 주요 원인이 됐다. 와인 매장에서 97점, 86점 등 점수가 붙은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게 바로 PP다. 소비자들은 점수로 쉽게 비교 구분이 가능한 그의 평가 방식에 손을 들어 줬다. PP가 높은 와인은 수요가 많아지면서 가격이 올라가고, 반대로 낮은 와인은 수요가 줄어들면서 가격이 내려갔다. 파커가 와인 시장을 주물럭거린 셈. 막강한 영향력으로 인해 평가를 받으려는 사람들이 줄을 섰고, 감정 스케줄을 잡아주던 그의 대리인이 뒷 돈을 받아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그는 1998년 요리업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제임스 비어드상(탁월한 와인 및 와인 전문가 부문), 1999년 와인 평론가로는 최초로 프랑스 최고 영예인 ‘레지옹 도뇌르 훈장 기사장’, 2004년 이탈리아 국가 공로훈장 ‘꼬멘다또레’를 수상하며 와인에 있어 최고 권위자로 명실상부한 인정을 받았다. ○ 숭배와 질시를 동시에 받다 그만큼 전 세계에서 숭배와 질시를 함께 받은 사람은 없다. ‘파커가 시음한 와인을 내뱉는 순간 와인상은 전율한다’고 뉴욕타임즈가 표현할 정도로 그의 영향력은 막강했고, 소비자의 입장에서 평가하는 그의 방식은 절대적인 환영을 받았다. 하지만 그가 낮은 점수를 매긴 와인은 여지없이 판매가 추락하기 때문에, ‘타깃’이 된 와인생산업자들은 그를 지독하게 싫어했다. 와인생산업자로부터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당하고, 살해 위협을 받는 등 각종 수난을 당한 이유다. 이길상 기자 juna109@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