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민‘부활타’…우리전연장10회2타점결승타

입력 2008-05-0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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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사나이’라 불러도 좋을 것 같다. 두산 고영민(24)이 마침내 제 모습을 되찾았다. 꼭 필요한 적시타를 터뜨리고, 재기 넘치는 플레이로 상대의 넋을 빼놓던 지난해의 모습 그대로다. 7일 목동 우리전. 고영민은 4-4로 팽팽히 맞선 연장 10회에 5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이종욱과 김현수의 연속안타에 이은 김현수의 도루로 무사 2·3루 밥상이 차려진 참이었다. 히어로즈의 바뀐 투수 신철인과의 긴장감 넘치는 승부. 볼카운트 2-2에서 고영민의 방망이가 돌았다. 가볍게 밀어친 타구는 우익수 조재호 앞에 그대로 떨어졌다. 주자 두 명이 모두 홈을 밟는 결승 적시타. 날카롭게 튀어오른 공이 조재호의 글러브에 맞고 구르는 사이 고영민은 2루에 안착했다. 그리고 승리를 예감한 듯 주먹을 불끈 쥐었다. 두산은 이와 함께 올 시즌 네 차례 연장전을 모두 승리로 이끌면서 파죽의 7연승을 달렸다. 2위 롯데와는 승차 없이 승률에서만 뒤진 3위. 남들은 ‘공포의 9연전’이라고 했지만 두산과 고영민에게는 ‘기분 좋은 9연전’이었다. 고영민은 9연전이 시작된 3일 잠실 LG전부터 감을 되찾았다. 반환점을 돈 이날까지 다섯 경기 성적이 4할5푼(20타수 9안타)에 8타점 6득점. 완벽한 ‘부활 선언’이다. 전날 경기가 피크였다. 시즌 3호 솔로포와 함께 4타수 3안타 2타점 3득점을 올리며 11-5 승리를 이끌었다. 이 날도 5타수 2안타 2타점. 고영민은 “무조건 맞힌다는 생각으로 타석에 들어섰다. 전날 홈런이 나오면서 계속 감이 올라온 것 같다”고 했다. 올 시즌 초에는 사실 못 쳐도 너무 못 쳤다. 꾸준히 3번타자로 기용됐는데도 4월 한 달간 타율 0.218에 12타점을 올리는 데 그쳤다. 그러나 고영민은 지난해에도 5월부터 피치를 올렸다. 시즌 타율이 0.268인데 5월에만 0.321을 기록했다. 김경문 감독도 “때가 되면 제 몫을 해줄 것”이라며 믿고 기다렸다. 마침내 그 ‘때’가 온 것이다. 고영민은 “시즌 초에 너무 부진했기 때문에 9연전 들어오면서 좀 더 각오를 다졌다. 베이징올림픽 최종예선 때 다쳤던 다리도 완쾌돼 좀 더 가볍게 플레이를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또 “최근 팀 분위기가 좋다보니 선수들이 웃으면서 편하게 경기에 임한다. 그게 더 좋은 성적으로 이어진 것 같다”며 기뻐했다. 목동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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