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마일영‘마구’마구통했다

입력 2008-05-1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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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히어로즈의 마일영(27)은 과거 ‘마사회’라는 별명이 붙어있었다. 매번 4회까지는 특급투수처럼 호투하다 승리요건을 채워야하는 5회만 되면 갑자기 컨트롤이 흔들리며 볼넷과 안타를 무더기로 허용하면서 무너지곤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 이상 ‘마사회’는 아닌 것 같다. 13일 잠실 LG전에서 7회 2사(6.2이닝)까지 단 2안타만 허용한 채 2볼넷 2사구 1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팀 승리를 이끌였다. 특히 6연패에 빠진 팀을 수렁에서 건져낸 역투여서 더욱 값졌다. 그는 이날까지 올 시즌 8경기에 등판해 6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컨트롤이 향상됐다는 평가다. 승운이 따르지 않아 이날 3승째(3패)를 올렸지만 믿음직한 선발투수로 자리잡았다. 그는 2004년 말 병역비리에 연루된 뒤 26개월간 공익근무요원으로 군복무를 마쳤다. 그런데 어쩌면 이것이 전화위복이 됐다. 공익근무지가 수원시의 장안구청. 구청이 바로 수원야구장 내에 있었다. 공익근무 기간 왼쪽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고 재활훈련을 하면서 관중석에서 피칭과 야구에 대해 공부를 했고, 야구에 대해 새롭게 눈을 뜨게 됐다. 재활기간이 끝난 뒤 우연한 기회에 ‘마구’도 연마했다. 바로 ‘너클볼’이었다. 구속은 느리지만 공이 회전없이 공기의 마찰로 떨어지는 구종. 가을바람에 떨어지는 낙엽처럼 방향을 종잡을 수 없어 포수조차 잡기 어려운 구종이다. 국내 투수 중에서는 너클볼을 자유자재로 던지는 투수가 없을 정도로 익히기도 어렵다. 그는 당시 TV를 통해 메이저리그 경기를 지켜보다 너클볼이 손가락이 짧은 투수에게 적합하다는 얘기를 듣고 이 구종을 장착하기로 마음먹었다. 검지와 중지를 구부려 손톱 끝으로 공을 찍어 잡는 그립을 개발했다. 손톱이 깨진 것이 수차례였다. 마일영에 따르면 1일 대구 삼성전에서 진갑용에게 너클볼을 시험삼아 던져 파울이 되자 자신감을 얻어 7일 목동 두산전부터 본격적으로 던지기 시작했다. 김동주를 삼진으로 잡아내면서 너클볼에 더욱 믿음을 갖게 됐다. 그는 “오늘은 직구로 완급조절을 한 게 좋았다”면서 “너클볼도 7∼8개 던졌다. 다음에는 너클볼 제구력을 더 다듬어 중요한 순간에 사용해보겠다”고 말했다. 마일영은 ‘마구’인 너클볼을 장착해 ‘마사회’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까지 날려버리고 있다. 잠실= 이재국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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