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김재호, 3년만에첫홈런이결승포

입력 2008-05-1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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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선발 채병용은 1-1로 맞서던 6회초 2사 2루에서 두산 9번타자 김재호(23)와 상대했다. 투 스트라이크 원 볼에서 회심의 공이 거듭 볼로 판정되자 채병용은 헛웃음을 지었다. 아쉬움과 더불어 그래도 괜찮다는 자신감이 묻어 있었다. 채병용-박경완 배터리는 6구째 승부구로 시속 137km짜리 한복판 직구를 택했다. 어떻게든 다음타자 이종욱까지 가기 전에 끊겠다는 의욕이 무조건 스트라이크 잡는 볼을 넣게 만든 셈이다. 그러나 김재호는 그냥 지나가는 타자가 아니었다. 똑딱이 이미지를 뒤엎고, 김재호는 승부를 걸어올 줄 알았다는 듯 배트를 제대로 돌렸다. 타구는 쭉 뻗어나가 좌중간 펜스를 훌쩍 넘어갔다. 비거리 120m짜리 결승 2점포였다. 두산이 SK와 원정 3연전을 모두 쓸어담는 일격이자 원정 9연승, 최근 4연승을 동시에 굳히는 한 방이었다. 홈런 직후 김재호는 스스로를 칭찬이라도 하듯 연신 박수를 치며 베이스를 돌았다. 시즌 1호 홈런이자 군 제대 후 만 3년 만에 터져 나온 홈런이었다. 이전까지 김재호의 유일한 홈런은 2005년 8월 17일 삼성전에 나왔다. 그러나 주로 대수비만 전전하다 시즌 뒤 상무에 입대했다. 중앙고 졸업 후 2004년 1차 지명을 받았고 계약금만 2억원인 기대주였지만 ‘자리 운’이 없었다. 입단 당시 두산 유격수론 손시헌이란 장벽이 있었다. 제대하자 이번엔 SK에서 영입된 이대수가 버티고 있었다. 또 타격 소질이 남다른 오재원도 경쟁자였다. 비관적 상황이었지만 김재호는 미야자키 캠프부터 ‘스마일맨’이란 별명답게 힘든 내색 없이 늘 웃으며 성실히 훈련에 임했다. 이런 노력을 김광수 수석코치는 놓치지 않았다. 그리고 4월 22일 부상 당한 이대수가 2군에 내려가자 기회가 찾아왔다. 김경문 감독은 타격의 오재원 대신 수비 기본기와 마인드가 성실한 김재호를 택했다. 그 보답은 SK 원정 3연승으로 돌아왔다. 누군가 두산을 ‘이름 없는 자들의 요람’이라 불렀다. 김재호는 그 2008년 버전이 될 싹수를 15일 SK전 홈런포로 입증했다. 5-1 승리 직후 김재호는 “그동안 못 쳐서 부담이 됐는데 홀가분하고 기분 좋다. 직구가 올 것이라 생각했고, 힘 빼고 맞힌다는 생각으로 돌렸는데 좋아하는 코스로 들어와서 운 좋게 넘어갔다”라고 말했다. 문학= 김영준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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