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영화제]′놈놈놈′세계를놀라게하다

입력 2008-05-25 02:50:46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김지운 감독 작품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하 ‘놈놈놈’)이 제 61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갈라 스크리닝 초청작으로 영화제에 선을 보인 ‘놈놈놈’은 그 동안 아시아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큰 스케일과 독특한 비주얼로 웨스턴 스타일 영화를 선보였다. 24일(현지시간) 오전 11시 30분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전 세계 취재진을 상대로 상영된 프레스 스크리닝은 3000석이 넘는 객석이 가득 찼다. 영화제가 폐막 하루를 남겨두며 이미 많은 취재진이 돌아간 상황에서도 그 만큼 관심이 높다는 것을 방증했다. 티에리 푸레모 집행위원장과 이번 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인 숀 펜 등이 참석한 시사회에서 티에리 푸레모 집행위원장은 직접 김지운 감독, 송강호, 이병헌, 정우성을 소개했고 이들은 기립박수를 받으며 입장했다. 영화가 끝난 뒤에는 10여분 이상 기립박수가 이어졌다. 경쟁부문 상영작 및 갈라 스크리닝의 경우 관객들의 기립박수가 관례적이다. 하지만 이례적으로 10여분 이상 환호성이 계속되며 많은 관객이 영화에 열띤 호응을 보였다. 일부 관객은 소리를 지르며 박자에 맞춰 박수를 치기도 했다. 자정이 훨씬 지난 시간이었지만 관객들의 연이은 환호에 이병헌은 눈가가 촉촉이 젖으며 큰 감동을 받았음을 드러냈다. 영화제 프레스 스크리닝은 영화 중간 자리를 뜨는 경우가 많지만 거의 모든 취재진이 끝까지 관람하며 ‘놈놈놈’에 열광했다. 하이라이트 추격신은 영화 상영 중간이었음에도, 박수갈채가 터져 나오기까지 했다. 중간중간 곳곳에서 웃음이 터졌고 도입부 열차강도신, 하이라이트 사막 추격전은 화끈한 액션을 보여줬다. 1930년대 중국을 재현한 거대한 세트도 눈길을 끌었다. 상영 후 버라이어티 취재진은 상영 직후 “열기가 뜨겁다. 놀라울 정도다. 정말 잘 만들었고 너무 웃기다. 아직까지 미국 배급사가 안 정해진 이유가 궁금할 정도다”고 찬사를 보냈다. 독일의 통신사 취재진은 “칸에서 본 영화 중 최고다"고 평했다. 프랑스 한 방송기자는 ‘놈놈놈’ 제작비 규모에 대해 물으며 “170억원으로 도저히 만들 수 없는 영화다. 믿어지지 않는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공개된 영화는 칸 국제영화제를 위해 편집된 버전으로 국내에서는 좀 더 상업적인 스타일로 선보일 계획이다. 김지운 감독은 “영화제용으로 편집돼 코믹한 장면 등을 많이 덜어냈다. 국내에서 개봉될 때는 좀 더 재미있는 영화가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지운 감독은 “1970년대 만주를 배경으로 한 서부극 스타일 영화가 많았다. 이만희 감독 ‘쇠사슬을 끊어라’, 구봉서 선생이 주인공인 ‘당나귀 무법자’등의 영화를 영상원에서 보며 우리도 충분히 웨스턴 영화를 만들 수 있는 자신감을 가졌다”고 말했다. 칸(프랑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