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특히 여배우에게 ‘엄마의 존재’는 각별한 듯 하다. 상당수의 여배우는 엄마를 자신의 연기를 가장 따끔하게 지적하는 조언자이자 위로받고 싶을 때 마냥 기댈 수 있는 버팀목, 한편으론 ‘잔소리 대마왕’(?)으로 표현한다. 김소연에게도 엄마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그녀는 3년의 공백기 동안 일 안한다고 단 한번도 스트레스를 준 적이 없는, 도리어 “네가 시집갈 때가 돼서 그래, 괜찮아”라고 위로해준 엄마가 가장 고마운 사람이라고 꼽았다.
얼마 전 김소연은 소소했지만 자신에게는 가슴 뭉클했던 일화를 털어놓았다. 평소에 친구들에게 좀체 먼저 연락하는 일이 없던 엄마가 일일이 전화를 걸어 “우리 딸 이제 ‘식객’이란 드라마에 나오니까 잘 지켜봐 달라”며 홍보(?)를 하더란 것.
다만 그녀가 목격하지 못했을 뿐이지 과거에도 엄마는 늘 그랬을 수도 있었겠으나, 뒤에서 몰래 그 모습을 지켜보며 김소연은 “말로 형언할 수 없는 묘한 감정을 느꼈다”며 잠시 흔들리는 눈빛을 보였다.
특히 김소연은 드라마를 통해 수없이 변주된 ‘장희빈’을 거론하며 “엄마를 위해 내가 연기자로 살아가는 한 한번은 꼭 해야 할 역할”이라고 했다. 왜 하필 장희빈이었을까.
“엄마께서는 제가 사극이 잘 어울릴 것 같다고, 그 중에서도 장희빈을 꼭 해야 한다고 그런다. 못된 역할을 아주 잘 할 거라고 농담 반, 진담 반 섞어 말한다. 딸은 엄마가 제일 잘 안다고 하던데…?”
허민녕 기자 just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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