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시청률5%‘…러브레터’의존재이유

입력 2008-06-0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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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시청률 5%의 예능 프로그램이 6년간 방송을… ?’ 시청률의 높고 낮음에 따라 프로그램 존폐가 손바닥 뒤집듯 쉽게 결정 나는 우리 방송의 현실을 아는 사람이라면 잘 이해가 가지 않는 이야기다. ‘설마 교양도 아닌 예능 프로가 한 자리수 시청률이면 1년은 커녕 한 시즌도 못견딜텐데….’ 6일로 방송 300회를 맞는 KBS 2TV ‘윤도현의 러브레터’(이하 ‘러브레터’). 2002년 4월 방송을 시작해 대중음악산업의 침체와 전반적으로 저조한 음악프로그램 시청률의 2중고 속에서 6년째 콘서트 형식의 라이브 음악이란 형식을 고집해 온 프로그램이다. ‘러브레터’가 지금까지 유지한 시청률은 평균 5%안팎. 하지만 음악 팬과 가수 모두 이 프로그램의 가치는 시청률 30%보다 더 높다. 특히 비슷한 콘서트형 음악 프로그램으로 사랑을 받아온 MBC ‘수요예술무대’가 2005년, 결국 시청률 저조로 13년 만에 폐지된 것을 생각하면 ‘러브레터’의 소중함은 더욱 남다르다. 가수 이승철은 ‘러브레터’를 “음악 프로그램의 자존심”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앞으로도 실력 있는 가수들과 음악 마니아를 위한 방송으로 계속 남아 달라”고 당부를 했다. 이승철의 바람처럼 ‘러브레터’ 앞으로 600회, 800회, 1000회를 맞으려면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 이승철은 현장 관객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수준의 음향시스템이 갖춰졌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가수들은 출연자 섭외를 좀 더 음악 중심으로 집중해 달라는 요청을 했다. 사실 멀티 엔터테이너를 지향하는 아이들 스타에게는 음악 순위 프로그램도 있고,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자신의 끼를 발휘할 기회가 있다. 하지만 오로지 노래라는 한 우물만 고집한 이승철, 신승훈, 이적, 김동률, 넬 같은 뮤지션들에게는 이제 ‘러브레터’가 그들의 음악을 온전히 접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기회다. 노래를 평생의 업으로 아는 이들, 그리고 순수하게 노래만 사랑하는 사람들이 만나고 소통할 수 있는 자리. 시청률 5%의 ‘러브레터’가 앞으로도 계속 존재해야 하는 이유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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