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구’가수들아플시간도없다

입력 2008-06-0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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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면서 힘든 게 일 안 하면서 힘든 것보다 나아요.” 하루에 고정 스케줄을 제외하고 많게는 5개 이상의 일정을 소화하는 가수 MC몽의 말이다. 대한민국의 가수들은 요즘 고달프다. 음반시장은 위축되고 콘서트도 전만 못한 가운데 외부 행사가 주수입원으로 자리잡으면서 저마다 벅찬 일정에 과로를 호소하고 있다. 특히 MC몽을 비롯해 거미, SS501, 쥬얼리 등 이른바 전국적인 지명도가 있는 스타들은 살인적인 스케줄로 인해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지 오래. 이들은 대부분 병원에서 ‘당장 절대안정을 취하라’는 진단을 받았지만 그것을 지키는 경우는 거의 없다. 4집 ‘서커스’로 활동하고 있는 MC몽의 경우, 음반을 발표한 후 두 달 동안 하루도 쉬질 못했다. SBS 파워FM ‘MC몽의 동고동락’을 진행을 맡고 있어 각종 지방 행사를 소화한 후 매일 밤 라디오부스에 앉는다. KBS ‘해피선데이-1박2일’ 때문에 2주일에 한 번, 짧게는 1박2일, 길게는 2박3일 동안 촬영을 한다. 어떤 날은 밤 8시부터 1시간 간격으로 4개의 스케줄을 소화하기도 한다. 이러다 보니 그는 최근 편도선염으로 열이 40도까지 올라갔다. 거미도 후두염으로 목 상태가 좋지 않은 가운데 후속곡 ‘거울을 보다가’로 활동을 재개했다. 각종 대학 축제와 이벤트의 섭외 1순위로 꼽히는 쥬얼리는 새벽까지 이어지는 스케줄을 소화하느라 멤버들이 체력 고갈을 호소하고 있다. 에픽하이의 멤버 투컷츠와 타블로는 차가 반파되는 사고를 당하면서도 무대에 올랐고, 올해 유난히 잦은 부상으로 고생을 한 SS501은 국내 활동을 끝내자마자 14일 일본 활동을 위해 출국했다. 이를 두고 ‘소속사에서 너무 혹사시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 있지만, 그 역시 요즘 가요계 실정을 모르는 한가로운 생각이다. 무리한 일정으로 헉헉대는 가수들이나, 일정을 잡는 소속사 모두 ‘인기 있어 벌 수 있을 때 최대한 벌자’라는 애타는 속내를 갖고 있다. 90년대나 2000년대 초만 해도 앨범이나 공연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었으나, 지금은 일부 톱스타를 제외하고 음반이나 공연으로 돈을 버는 것이 거의 어려운 실정이다. MC몽 소속사 관계자는 “가수들이 앨범을 내고 활동하기까지 평균적으로 1년 이상 걸린다”며 “배우도 그렇지만 가수 역시 활동 여부에 따라 행사나 CF 섭외의 수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에 가능한 많이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쥬얼리 소속사 관계자도 “힘들어서 눈물짓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는 우리도 괴롭다”며 “하지만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가수들 스스로 활동을 할 때 해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를 악무는 것 같다”고 전했다. 힘든 건 매니저도 마찬가지. 늘 가수와 함께 다녀야 하는 매니저들도 5월 축제 기간동안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하면서 하나, 둘 병원 신세를 졌다.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무대에 서고, 남부러운 환호와 주목을 받는 가요계 스타들. 하지만 그 이면에 토막잠을 자며 퉁퉁 부운 얼굴로 행사에 나서야 하는 또 다른 모습이 있다. 음악시장의 장기 침체 속에 달라진 2008년 우리 가수들의 현주소이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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