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말틀고훈련…‘남의집’겁안난다

입력 2008-06-0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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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벨에 카펫까지 똑같이… 현지 분위기 적응 특훈 ‘승부사’ 장미란 - ‘사무라이’ 사재혁 “준비는 끝났다” 태릉선수촌 역도 훈련장 안에는 파란색 카펫이 깔려있다. 왜 하필 파란색일까. “베이징올림픽이 열리는 중국 체육관의 분위기를 그대로 살렸다.” 역도 관계자의 말을 듣는 순간, 역도라는 종목이 얼마나 꼼꼼하고 섬세하게 준비하고 있는 지 짐작할 수 있었다. 인상과 용상으로 나뉘는 역도는 정작 바벨을 드는 순간은 10초를 넘지 않는다. 그래서 흔히 ‘10초의 승부’라고도 한다. 이런 피 말리는 승부를 최일선에서 이끌고 있는 여자대표팀 오승우(50) 감독과 남자대표팀 이형근(44) 감독은 “변수가 적은 종목이다. 결국 메달은 대회 전까지 누가 더 열심히 땀을 흘리느냐에 달려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두 감독은 모두 2004아테네올림픽에서도 감독을 맡았다. ○만리장성을 넘어라 역도는 특정 국가의 메달 독식을 막기 위해 한 나라가 출전할 수 있는 인원수를 제한하고 있다. 한 나라에서 남자 6명, 여자 4명 등 최대 10명만 출전이 가능하다. 한국 역도는 이번 베이징올림픽에 남자 5장, 여자 4장 등 모두 9장의 쿼터를 확보했으며, 이달 말 출전선수가 최종 확정된다. 코칭스태프의 최대 고민은 중국을 어떻게 넘어서느냐이다. 10체급에 출전하는 중국은 최소 7개의 금메달을 예상할 만큼 독식 분위기이다. 그래서 한국은 긴장할 수밖에 없다. 이 감독은 “역도 종목의 특성상 홈 텃세를 크게 걱정할 것은 없다. 하지만 요행을 바라면 안된다. 중국의 벽을 넘어서기 위해 세밀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 어떤 준비를 하고 있을까. 오 감독은 금메달 가능성이 높은 최중량급(75kg 이상)의 장미란(25·고양시청)을 예로 들었다. “세계선수권 3연패를 이룬 만큼 이번 올림픽에선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면서 “인상에서 중국의 라이벌 무솽솽과의 점수차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면 금메달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인상에서 장미란이 138kg 이상을 들고, 무솽솽(24)이 140kg 정도를 든다면, 즉 2∼3kg 정도의 차이만 난다면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용상에서 충분히 역전시킬 수 있다는 판단이다. 만약 5kg이상 차이가 난다면 심리적으로 쫓겨 역전이 힘들다는 판단이다. 장미란은 그동안 좌우 근력의 불균형을 수정, 보다 안정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 오 감독의 설명이다. ○웅성거리는 중국말 들어가면서 훈련 메달을 따기 위해서는 자신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오 감독은 “선수들과 대화를 많이 하는 편이다. 단점 보다는 장점을 많이 살려준다. 사실 단점을 보완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 감독이 할 수 있는 일은 선수들이 훈련을 잘 할 수 있고, 좋은 기록이 나올 수 있도록 돕는 것 밖에는 없다”고 말했다. 훈련 때 동작을 정확히 하는 것도 중요하다. 오 감독은 “실패보다는 성공할 수 있는 훈련을 한다. 80∼90정도의 무게로 하나를 들더라도 정확히 한다. 실패를 하다보면 자신감이 상실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세밀한 작전을 빼놓을 수 없다. 경기 당일 2시간 전에 실시하는 계체 뒤에는 무엇을 먹고, 어떻게 이동하며,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할 지를 꼼꼼하게 챙겨야한다. 특이한 점은 국내 훈련 중에는 현지에서 열리는 환경과 똑같이 한다는 점이다. 카펫은 물론이고, 바벨 등도 현지에서 사용하는 것은 물론이고 중국 경기장이 시끄럽다는 점을 감안해 일부러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훈련하고, 특히 중국말로 웅성거리는 소음도 그대로 적용한다는 점이다. 이렇게 해야 경기 당일 마음 편히 경기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 코칭스태프의 판단이다. 이 감독은 “식사 조절도 중요한데, 칼로리 높은 것, 영양가 많은 것 위주로 먹는다. 밥은 줄이고 육류 쪽을 선호하는 편이다. 경기가 가까워지면 생선회나, 육회를 먹는다. 경기 당일 계체 이후에는 빠른 회복을 위해서 죽이나 설렁탕, 곰탕 등을 먹는다”며 상세 계획을 털어놓았다. ○승부사 기질에 골드 기대감 높아 1992년 이후 16년만에 금메달을 노리는 역도에서 현재로서 가장 가능성이 높은 선수는 여자 장미란과 남자 사재혁(23·강원도청)이다. 이들의 장단점에 대해 물었다. 오 감독은 “(장)미란이의 장점은 승부사 기질이 강하다는 데 있다. 집중력이 뛰어난 승부근성을 갖고 있다. 단점이라면, 포기 하지 않는 것이 단점이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사재혁의 경우 별명이 ‘사무라이’ 이다. 지고는 못사는 그런 스타일이다. 다만, 자신감의 표출을 너무 강조하는 것을 조금 자제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웃음)”고 평가했다. 둘 다 승부사 기질을 갖고 있기에, 정상에 도전할 마음의 준비는 다 되었다는 것이 공통된 생각이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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