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친대타…스네이더펄펄날다

입력 2008-06-10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오렌지군단’ 네덜란드는 화려한 명성에도 불구, 1988년 유럽 선수권(유로) 타이틀을 거머쥔 것을 제외하곤 딱히 내놓을 메이저 타이틀이 없다. 월드컵과 유로 등 굵직한 대회를 앞두고 늘 우승 후보로 분류되는 네덜란드가 안고 있는 유일한 콤플렉스다. 영광과 씁쓸함을 공유하고 있는 네덜란드가 20년 만에 영광재현을 향한 절호의 찬스를 잡았다. 10일(한국시간) 스위스 베른의 스타드 드 스위스에서 열린 유로 2008 C조 1차전서 ‘아주리군단’ 이탈리아를 3-0으로 완파한 것. 1978 아르헨티나월드컵에서 2-1 승리한 뒤 30년간 2무6패의 길고긴 무승행진에 마침표를 찍은 순간이었다. 오랜 징크스를 깬 네덜란드의 힘은 왼쪽 미드필더 웨슬리 스네이더(24·레알 마드리드)의 활약에 있었다. 그는 한 쪽에 머물지 않고 중앙과 오른쪽까지 활동 범위를 넓혀 이탈리아가 자랑하는 카테나치오(빗장 수비)를 무력화 했다. 비록 오프사이드 논란이 일었으나 전반 26분 슈팅같은 패스로 반 니스텔루이의 첫 골을 도운 스네이더는 5분 뒤 반 브롱크호스트-디르크 카윗과 호흡을 맞춰 오른발 슛으로 이탈리아의 골네트를 흔들었다. 일찌감치 승기를 잡은 네덜란드는 후반 34분 반 브롱크호스트가 헤딩 쐐기골을 넣어 값진 승점 3점을 챙겼다. 스네이더는 경기 MVP(최우수선수상)를 수상했는데 마침 이날(6월9일·유럽기준)은 그의 24번째 생일이었다. 스네이더는 공식 인터뷰에서 “우린 충분히 승리할 자격이 있었다. 기뻐할 시간은 짧지만 자신감을 찾아 만족스럽다”고 벅찬 소감을 전했다. 사실 반 바스텐 감독의 스네이더에 대한 신뢰는 절대적이다. 루드 굴리트-프랭크 라이카르트와 함께 88년의 영광을 일궜던 반 바스텐은 스네이더를 이 대회 예선 내내 붙박이 주전으로 활용했다. 당초 왼쪽 측면은 아르옌 로벤의 몫이었다. 개막 직전 로벤이 부상으로 이탈해 암운이 드리워진 듯 했지만 기우였다. 스네이더는 로벤의 대체자로 충분했고, 오히려 그 이상을 해냈다. 유로 2008을 끝으로 네덜란드 지휘봉을 놓겠다고 선언한 반 바스텐이 꿈꾸는 20년 만의 우승 재현의 중심에 ‘플라잉 더치맨’ 스네이더가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