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집들고2년만에귀환,자우림“사색찬란‘자우림스러움’더빛나겠죠?”

입력 2008-06-19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록 밴드 자우림(구태훈 이선규 김윤아 김진만)은 음반활동을 시작하기 전에 진지한 회의를 했다고 했다. 회의에서 멤버들은 ‘이번에 인터뷰를 할 때는 기자들이 원하는 대답을 해보자’고 결연히 합의를 했다. 하지만 이들에게 인터뷰는 여전히 음악보다 더 어렵다고 한다. 사실 자우림 굳이 ‘기사용 답변’을 궁리하지 않아도 되는 밴드다. 데뷔 11년차인 그들은 음악으로 말하는 밴드이기 때문이다. 2년 만에 7집 ‘루비 사파이어 다이아몬드’를 발표한 자우림이 ‘스포츠동아’를 찾았다. 이번 앨범은 전 소속사에서 독립해 ‘러브공작단’이라는 자체 레이블을 설립하고 낸 첫 번째 앨범이다. - 독립 후 첫 음반인데 감회가 새로울 것 같다. “독립이라고 하기엔 좀 그렇고, 다시 인디 레이블로 시작하는 것이다. 그저 세상 물정 모르고 (독립)했다.”(김진만) - 앨범 제목이 보석인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돈이 있으면 행복해질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진짜 돈이 많은데 비극적인 삶을 사는 사람들이 주위에 많다. ‘돈이 다는 아닌 것 같은데…’라는 생각을 하다 제목으로 정하게 됐다.”(김윤아) - 자우림만큼 장수하는 혼성 밴드가 없다. 적절한 솔로활동 때문인가. “하고 싶은 거 못하고 끙끙대면 밴드가 건강하지 못할 것 같다. 솔로 프로젝트를 하면서 음악적 갈증을 해소한다. 공백기간에 멤버들이 각자 자신의 음악활동을 했고, 그래서 개개인이 업그레이드 돼서 돌아와서 자우림의 음악이 더 좋아지는 것 같다.”(김윤아) 김윤아는 2001년과 2004년 각각 솔로 앨범을 발표해, 밴드에서 보여주지 못한 음악을 시도했다. 이선규는 올 초 록 밴드 뜨거운 감자의 김C, 고범준과 프로젝트 밴드 ‘페퍼민트 클럽’를 결성해 활동했다. 구태훈은 슈퍼키드를 발굴한 인디레이블 사운드홀릭과 서울 홍익대 앞에 위치한 동명의 라이브 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김진만은 영화 ‘열세살 수아’ 등의 영화음악을 작업하며 개인 활동을 했다. - 자우림 10년 간 위기의 순간은 없었나. “우리 주제에 위기랄 게 있었나. 멤버들이 서로 좋은 친구들이다. 다행인 것은 다 외형적인 야심, 욕심이 다 없는 사람들이다. 낯을 가리고 새로운 사람 만나는 걸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들이어서 탈퇴도, 멤버 교체도 없었던 것 같다.”(김진만) 자우림의 장수비결은 배려와 이해가 바탕이 된 가족애다. 자우림은 가끔 각자의 가족들을 동반하는 여행을 떠난다. 김윤아의 남편 김형규와도 같은 멤버인 양 다정하다. 이번 앨범 중, 꿈같았던 일본 여행을 그린 ‘반딧불’, 어느 빵집 아가씨를 짝사랑했던 이선규의 스물일곱 시절의 설렘과 수줍음을 노래한 ‘27’, 순진했던 어린시절을 그린 ‘20세기 소년소녀’는 모두 다 자우림으로 행복했던 시절을 추억한 노래다. - 7집에는 어떤 새로운 것을 담았나.(이 질문에 멤버들의 답변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새로운 시도로)음반이 재미있어졌다. 타이틀곡 ‘카니발 아무르’는 오케스트라가 기용되는 등 많은 연주인들이 참여했다. 그래서 새로운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화려해지면서도 더 자우림스럽다.”(김윤아) “이번 앨범 반응이 ‘자우림스럽다’, ‘신선하다’ 반반이다. 또 자우림 음악의 완성형이라는 의견도 있다.”(구태훈) “어쨌든 자우림만이 할 수 있는 음악이 아닌가.”(김윤아) “전체적인 사운드가 전작들에 비해 날렵한 느낌이고, 저음은 묵직하다.”(김진만) “이번엔 친절한 음반이다. ‘이 곡은 과연 무슨 뜻일까’하는 의문은 안 생기는 곡들이 담겼다.”(구태훈) “사운드의 느낌이 앨범 제목인 보석(루비 샤파이어 다이아몬드)과 맞다. 날렵하고 반짝반짝한 느낌이다. 6집까지는 뿌옇고 흐렸지만, 이번엔 맑은 느낌이다.”(이선규) - 테니스장에서 공연은 독특하다. “테니스장은 공연장으로 제격이다. 무대와 객석이 먼 것 같지만 가까이 볼 수 있다. 또 야외니까 소리도 좋고 경기장도 예쁘다. 10년을 집대성한 공연이 될 것이다. 이번엔 영상도 많고 버라이어티하게 꾸밀 예정이다.” 자우림은 7월 4일, 5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테니스경기장에서 2년 만에 단독 콘서트를 한다. Clip! - 록밴드 자우림은요… 자우림은 1997년 결성된 11년차 록밴드다. 멤버 변화 없이 매년 꾸준히 앨범을 내는 혼성밴드로 유일하며, 인디 신에서 주류 음악시장으로 나와 가장 성공한 밴드로 꼽힌다. 영화 ‘꽃을 든 남자’ 삽입곡 ‘헤이 헤이 헤이’로 유명세를 얻은 뒤 ‘미안해 널 미워해’ ‘매직 카펫 라이드’ ‘하하하송’ 등으로 꾸준히 자신들의 음악세계를 구축해가고 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