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수뚫어라!신궁코리아골드특명

입력 2008-06-2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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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하면 떠오르는 종목 중 하나가 바로 양궁이다.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84년 이후 6차례 대회 동안 한국은 매번 ‘신궁’의 위력을 과시해왔다. 서향순, 김수녕, 조윤정, 김경욱, 윤미진, 박성현 등이 여자 개인 우승을 휩쓸었다. 그동안 총 22개의 골드 중 14개의 금메달을 따내면서 세계 최강국의 위용을 과시해왔다. 출전만하면 골드를 척척 챙기니 효자종목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주 <테마스페셜-스포츠 & 사이언스>에서는 베이징올림픽에서 한국 양궁이 수성할 수 있을 지를 미리 점쳐본다. 문형철(50) 여자 감독과 장영술(48) 남자 감독의 진솔한 인터뷰는 물론이고 시드니올림픽 당시 벌어졌던 재미난 일화, 양궁 규정의 변천사, 각 국에 퍼져있는 한국 양궁 지도자 현황 등도 함께 싣는다.》 태릉선수촌에서 만난 문 감독과 장 감독의 표정은 어느 종목의 사령탑 보다 밝아 보였다. 국민으로부터 가장 사랑받는 종목이라는 자신감과 여유라고나 할까. 하지만 부담 또한 만만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두 감독은 “금메달을 따면 본전이고, 못 따면 역적이다”며 부담감을 표시했다. ○ 라이벌은 누구 강력한 우승 후보는 물론 한국이지만, 그래도 변수가 많은 양궁이기에 경계해야할 상대는 있게 마련이다. 문 감독은 “실력 차가 많이 줄어들었다. 여자 개인에서 라이벌을 꼽는다면 이탈리아의 노장 나탈리아 발레바를 비롯해 홈그라운드인 중국의 장주안주안, 프레올림픽 2위인 폴란드의 모스피넥 정도이다”면서 “이들은 언제든지 우리 선수들을 위협할 수 있는 실력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이에 반해 남자의 경우는 춘추전국시대라는 것이 장 감독의 설명이다. 장 감독은 “언제든지 금메달을 딸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세계 대회를 나가보면 8강에 고정적으로 오르는 선수가 없을 정도로 기량은 거의 비슷하다. 벽이 높다”고 말했다. ○ 단체전 순서는 어떻게 정했나 올림픽을 앞둔 감독이 가장 고심하는 것은 단체전 순서를 짜는 일이다. 이는 메달 색깔과도 직결된다. 순서를 정하기 위해 수많은 평가전를 갖고, 그 결과를 통해 통계학적 분석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떤 원칙을 갖고 순서를 정할까. 두 감독의 얘기를 종합해보면, 첫발을 쏘아야하는 1번은 부담이 가장 큰 자리이다. 그래서 안정감과 기복이 없는 선수를 택한다. 아울러 후순위의 동료들이 시간에 쫓기지 않도록 타이밍이 빨라야한다. 2번은 무난한 선수가 맡는다. 1번과 3번 보다는 부담이 덜한 자리이다. 마지막으로 쏘는 3번은 강심장을 갖고 있어야한다. 기록이 동점일 때 과감하게 승부를 걸어야하는 순서이기 때문이다. 이런 원칙에 따라 나온 결론은 여자는 주현정(현대모비스) 윤옥희(예천군청) 박성현(전북도청) 순으로 짜여졌고, 남자는 임동현(한국체대) 이창환(두산중공업) 박경모(인천계양구청) 순이다. 요즘은 거의 단체전 위주로 준비하고 있다. 자신의 잘못 때문에 동료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생각에 부담이 커지고, 반면에 집중력은 좋아진다. ○ 왜 여자 개인 2연패가 없을까 기록과 성적이 화려하지만, 여자 양궁에는 한 가지 징크스가 있다. 아직 개인 부문에서 2연패를 이룬 선수가 없다. 매번 대회마다 새로운 신데렐라가 탄생했다. 왜 그럴까. 문 감독은 “일단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면 다음 대회까지 힘든 여정이 기다린다. 바로 언론의 집중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되는데, 훈련에 방해가 되고 집중력이 떨어진다”면서“부담을 많이 가지는 것이 첫 번째 원인일 것이다”고 말했다. 이런 탓에 문 감독은 인터뷰를 순서대로 돌아가면서 하도록 지시했다. 나름의 묘안이다. 그는 “관심을 분산시켜 부담을 덜 느끼게 된 것 같다”며 효과를 설명했다. 베이징에서 박성현이 사상 최초로 여자 개인 2연패를 이룰 수 있을 지, 아니면 이번에도 또 다른 신데렐라가 탄생할 지 더욱 궁금해진다. ○ 경기장 사정은 어떤가 장 감독은 자신의 개인 PC를 켜더니 베이징 양궁장을 보여줬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지난해 8월 프레올림픽 때 비디오 카메라 2대와 일반 카메라 2대를 동원해 경기장 시설을 샅샅히 촬영했다. 이를 기초로 실전에 대비하고 있다고 한다. 4000석 규모의 대형 양궁장으로 ‘ㄷ’ 형이다. 우려되는 것은 발사대의 폭이 불과 14∼15m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또한 관중석과의 거리도 5m여서 경험이 부족한 선수나 외부 환경에 민감한 선수들은 상당히 불리한 여건이다. 그래서 대비책 마련에 들어갔다. 현지 경기장과 똑같은 환경을 만들어 시뮬레이션 훈련을 하고 있다. 중국어로 말하는 아나운서 코멘트, 관중들의 박수소리, 카메라의 ‘찰칵’ 하는 소리는 물론이고 경기장에 걸릴 플래카드도 똑같이 만들어 낯설지 않은 환경을 연출했다. 장 감독은 “현지와 똑같은 상황을 만들고 계속 반복 훈련을 하면서 익숙해지도록 하고 있다. 경기장의 동선 파악도 이미 마쳤다. 사소한 실수가 나오지 않도록 배려해주는 것이 감독의 몫이다”고 강조했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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