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fore&After]쇼트트랙‘원조영웅’김기훈“내속에링크있다”

입력 2008-06-23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우리 나라 스포츠 팬들에게 ‘한국=쇼트트랙 강국’이란 등식은 익숙하지만 사실 한국 쇼트트랙의 역사는 길지 않다. 1983년 일본 세계선수권에 남녀 한 명씩 출전한 게 시초였고, 대표팀이 본격적으로 구성된 것은 86년 제1회 동계아시안게임을 대비하던 85년의 일이었다. 90년 세계 선수권을 평정한 배기태 이후 뚜렷한 스타가 없었던 한국은 92년 프랑스 알베르빌에서 열린 동계 올림픽에서 김기훈이 1000m 금메달을 획득하며 금빛 영광의 시작을 알렸고, 이후 채지훈, 김동성, 안현수 등 굵직한 스타들이 계속 배출되며 꾸준히 그 명맥을 이어왔다. 한국은 2006 이탈리아 토리노 대회까지 역대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17개, 은메달 7개, 동메달 5개의 성과를 올리며 위상을 높여오고 있는데 김기훈 교수는 “우리 국민성이 한국 쇼트트랙을 강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좁은 공간을 이리저리 파고들고 지배하는 능력, 타고난 승부욕, 매뉴얼에 묶이지 않은 창조력이 그 원동력이라는 것이다. 영광스러운 한국 쇼트트랙 계보의 시작을 알린 제1세대 김 교수는 2002년 7월부터 2004년 10월까지 대표팀 감독을 지냈던 터라 현장에 대한 애착이 많다. 빙상의 불모지로만 비쳐진 울산까지 내려와 유소년 선수들을 육성하고 있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체험할 때 함께 한 13명의 초등학교 선수들은 김 교수의 체계적인 교습을 받으며 8월 교보 유소년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김 교수는 국제 규격 링크 시설을 지어줄 정도로 대학과 재단의 지원도 풍성해 곧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믿는다. “지금 잠시 다른 길을 걷고 있지만 예나 지금이나 항상 쇼트트랙만 생각하고 있어요. 빙상인의 갈 길은 뻔하잖아요. 링크가 있는 곳에 저도 늘 있을 겁니다.” 울산=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