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병임대’7위는안되고8위는되고

입력 2008-07-2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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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위 감독은 안 되고, 8위 감독은 되고?’ 비록 한계단 차이지만 그 순위 하나 차이는 엄청났다. 수치상 가능성은 적지만 ‘실낱같은 희망’을 가진 우리 이광환 감독은 “XX같은 소리”라며 “우리 갈길이 바쁘다”고 했지만 꼴찌 김재박 감독은 ‘이번 기회에 바꿔봐?’ 라는 마음가짐이 강했다. 23일 잠실경기 전. 4강 자리가 위태로워진 롯데가 용병 투수 마티 매클레리를 방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우리 이광환 감독과 LG 김재박 감독은 사뭇 다른 반응을 보였다. 4강 가시권에 있는 삼성이 만약 LG 용병을 탐내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이미 “카드만 맞는다면…”이라고 관심을 드러내기도 했던 김 감독은 롯데의 매클레리 방출 소식에도 귀를 쫑긋 세웠다. 일찌감치 4강 진출은 물 건너간 마당에 차라리 내년 시즌 준비를 위해 리빌딩 작업이 더 낫고 로베르토 페타지니나 크리스 옥스프링, 두 ‘수준급’ 용병을 그런 차원에서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였다. 그러나 이광환 감독은 단호했다. 전날까지 4위 롯데에 6.5게임 뒤져있는 히어로즈는 사실상 4강권에서 멀어졌음에도 희망을 버리지 않은 듯 “우리 갈 길이 아직 멀다”며 클리프 브룸바와 다카쓰 신고, 두 용병 중 한명이라도 내줄 의향이 없음을 명확히 했다. 주변에서 ‘롯데가 4강 진출에 목을 매고 있으니 둘 중 하나라도 몇십억 받고 임대해 주라’고 농담을 건네도 돌아온 대답은 ‘아니올시다’였다. 누가 현명한 것인지, 누구 판단이 옳은 것인지 여부는 별개의 문제. 더구나 관심이 있다고 해도 그것이 트레이드로 연결되기는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그러나 두 팀 감독의 생각은 이렇게 차이가 났다. 비록 순위는 한 계단 차이였지만 말이다. 잠실|김도헌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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