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지원“4차원이면어때요?…관객들재밌으면그만이죠”

입력 2008-08-04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예지원은 연예계에서 흔히 최강희와 함께 대표적인 ‘4차원 연예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예지원을 처음 만난 사람들은 소문과 달리 4차원적 모습을 조금도 느낄 수 없다. 오히려 겸손하고 진실한 모습에 깜짝 놀랄 정도다. 그녀가 ‘4차원 연예인’이 된 건 오락프로그램에 나가서 보여준 남다른 천진함 때문이었다. 또한 그녀가 그동안 출연한 영화나 드라마, 시트콤들이 다른 여배우들과 달리 모두 강한 개성을 가진 ‘4차원적 작품’인 것도 그런 이미지에 영향을 미쳤다. 시트콤 ‘얼렁뚱땅 흥신소’, 영화 ‘귀여워’, ‘올드미스 다이어리’, ‘죽어도 해피엔딩’ 까지. 모두 잘 시도되지 않던 새로운 색깔의 작품들이었다. 특히 이 작품들에서 그녀는 예쁜 척 하기보다 조금씩 망가져야하는 역할을 스스럼없이 했다. 그 결과 흥행에서는 큰 빛을 보지 못해도 절대적인 지지를 보내주는 마니아는 꼭 생기는 신기한 작품들이 됐다. 예지원의 새 영화 ‘당신이 잠든 사이에’(감독 김정민·제작 KM컬쳐)도 평범치 않다. 음주가무가 중심 소재인 로맨틱 코미디. 술이 좋아 직장까지 잃은 여주인공이 필름 끊겨 호텔에서 하룻밤을 보낸 남자를 찾아나서는 내용. 코미디를 베이스에 깔고 스릴러적인 재미로 입맛을 돋운 후 애절한 멜로로 마무리 짓는 영화다. 예지원을 빼놓고는 이 영화의 적역에 선뜻 떠오르는 배우가 없는 건 그녀가 지금까지 장르불문하고 보여준 열정 때문일까? 예지원은 자신의 연기 활동에 대해 “경계를 걸어왔다”고 말했다. “영화를 봤는데 재미도 있고 뭔가 남는 것도 있는 것 같은 재미와 만족의 경계를 계속 걸었던 것 같아요. ‘당신이 잠든 사이에’도 김정민 감독이 먼저 양쪽의 선 타기를 열심히 하겠다고 말해 믿음이 생겼습니다.” 한정된 공간에서 하룻밤 사이 벌어지는 잔혹극 ‘죽어도 해피엔딩’에 이어 ‘당신이 잠든 사이까지’ 새롭게 시도되는 작품은 대부분 그녀에게 먼저 러브콜을 보낸다. 예지원은 “왜 그럴까요”라고 웃으며 “지금까지 시도되지 않았던 새로운 작품을 경험한다는 것은 언제나 즐겁습니다. 일터가 즐거우면 그보다 행복한 인생이 있을까요? 새로운 작품을 좋은 사람끼리 만나서 즐겁게 촬영하면 언제나 좋은 결과가 있었어요. 흥행성공이나 높은 시청률이 아니라 더 좋은 결과, 깊은 인연이 남고, 아낌없는 사랑을 주는 팬까지 어떤 것보다 좋은 결과입니다.” 예지원은 ‘올드미스 다이어리’부터 ‘죽어도 해피엔딩’, ‘얼렁뚱땅 흥신소’까지 작품에 함께 출연했던 사람들과 각각 정기모임을 갖고 있다고 했다. “어머니는 싫어하세요. 술자리가 늘어나니까. 하지만 또 하나의 가족이 생기는 것 같아 기뻐요” 예지원은 자신이 ‘4차원 연예인’으로 불리는 것에 대해 조금도 기분나빠하지 않았다. 오히려 “좋아요. 오락프로그램 나간 후 4차원이 됐는데 나쁘다거나 미워하는 말이 아니잖아요?”라고 답하며 웃었다. 그녀는 “예전에는 저도 청순한 게 좋았어요. 팬들도 청순해야 좋아할 줄 알았죠. 하지만 ‘귀여워’, ‘죽어도 해피엔딩’, ‘생활의 발견’등 제가 출연한 영화를 보며 전혀 새로운 기분이 들었어요. 청순가련도 좋지만 관객들이 즐겁게 볼 수 있는 캐릭터도 의미가 큰 것 같아요. 4차원이면 어때요. 제가 영화 즐겁게 보는 관객 있으면 그게 최고죠”라며 미소 지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