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총재선출‘마카오미스터리’

입력 2008-08-0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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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총재에전육전중앙방송사장…검증없이속전속결
한국농구연맹(KBL) 제6대 총재에 전육(62·사진) 전 중앙방송 사장이 선출됐다. KBL은 4일 “KBL센터에서 제14기 제2차 임시 총회을 열고 프로농구 10개 구단주의 위임을 받은 단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만장일치로 전육씨를 총재로 뽑았다”고 밝혔다. 이번 총회에서 차기 총재가 선출되기 힘들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지만 결과는 전혀 달랐다. ○ 마카오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10개 구단 단장들은 이번 임시 총회를 앞두고 마카오로 연수를 떠났다. 내년 한·중 올스타전이 열릴 마카오에서 벌어지는 미국농구대표팀의 평가전 등을 관람하고 2일 오전 돌아왔다. 단장들이 마카오로 떠나기 직전까지 추대위에서 추천한 전육씨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그가 이사회(단장회의)에서 3분의2 이상의 지지를 받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전혀 달랐다. 총회에 앞서 열린 이사회에서 추대위가 추천한 전육씨에 대한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전육씨가 3분의2 이상을 득표하지 못하면 김종민 전 농림부 장관과 한선교 한나라당 국회의원까지 후보군을 넓혀 검증절차를 밟기로 했다. 비밀투표를 마친 결과 정확한 득표수가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전육씨가 7표 이상을 차지했다. 이에 따라 이사회는 전육씨를 추대하는 형식으로 총회에 올렸고, 차기 총재를 선출하게 됐다. 한 구단 관계자는 “당초 반대의사를 밝혔던 구단들이 생각을 바꾼 것 같다”며 “마카오에서 열린 단장들의 모임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 같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 단장들에 의해 뽑힌 허수아비(?) 총재 농구계에서는 단장들이 총재를 선출했다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별다른 검증절차 없이 KBL의 수장을 결정했다는 점과 단장들이 선출한 총재가 과연 자신의 목소리를 내겠느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 구단 단장은 “제대로 된 검증절차가 없었다는 점이 아쉽다”며 “차기 총재를 결정했으니 그가 일을 잘 하도록 도와줘야 하지만 제대로 된 적임자를 선정한 것인지 의문이 남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 구단 관계자는 “단장들이 선임한 총재가 과연 KBL을 위해 제대로 일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며 “최소한 단장들에게 휘둘리지 않는 총재가 됐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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