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보다돈”…복싱왕국쿠바의몰락

입력 2008-08-0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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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만으로는 먹고 살 수가 없었습니다.” 2008 베이징올림픽 복싱 출전 선수에는 세계 최강으로 불리던 쿠바 선수들의 이름이 보이지 않는다. 쿠바는 40년 만에 처음 올림픽 복싱 11체급에 단 한명의 선수도 출전시키지 못해 체면을 구겼다. 영국의 유력일간지 <가디언>은 5일(한국시간) “경제 위기가 쿠바 복싱을 약하게 만들고 있다”는 제목으로 쿠바 복싱의 현주소를 조명했다. 쿠바는 최근 1-2년 사이에 2004년 아테네 금메달리스트 5명과 2005년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 1명 등이 아마추어 복싱을 떠났다. 자국 경제의 몰락으로 선수들이 돈을 찾아서 세계 각지로 떠나고 있다. 62년부터 쿠바 내에서 프로복싱이 금지됐기 때문에 이들은 모두 외국 프로모터와 계약을 맺고 미국 등 여러 곳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들 이외에도 좋은 기량을 갖춘 어린 선수들은 외국 프로모터들이 제시하는 돈에 프로행을 결정하고 있다. 쿠바 선수들이 이전부터 돈의 유혹에 약했던 것은 아니다. 올림픽에서 3개씩의 금메달을 획득한 스티븐슨과 세이본 등은 세계적인 프로모터 돈 킹이 제시한 1000만 달러의 계약금을 포기하고 쿠바에 남은 선수들이다. 그들은 3개의 올림픽 금메달로 국가적인 영웅 대접을 받았고 카스트로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100만 달러의 포상금에 만족하며 국가를 위해 뛰었다. 하지만 쿠바 경제가 극심한 침체에 빠지면서 선수들은 돈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있다. 프로모터들도 쿠바를 찾아 10대의 어린 선수들과 계약을 맺은 뒤 그들은 쿠바에서 빼내고 있다. 쿠바의 한 대표팀 선수는 “올림픽에서 딴 금메달만으로는 먹고 살 수가 없다”고 경제적인 고통을 이야기했다. 실제로 3명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들은 생활을 위해 금메달을 팔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현상은 복싱 대표팀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축구대표팀 선수들은 올림픽 예선을 치르기 위해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를 방문했다가 7명이 팀을 이탈했다. 유도대표팀 또한 올림픽 메달리스트 2명이 마이애미 훈련 도중 팀을 떠났다. 경제 침체가 쿠바 아마추어 스포츠를 병들게 하고 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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