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수영장도없는한국서어떻게박태환같은영웅이나왔을까”

입력 2008-08-1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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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시샘
베이징올림픽에서 아직 기대했던 성적을 올리지 못한 일본이 금메달 행진을 펼치는 한국팀에 대한 시샘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11일 일본의 닛칸스포츠는 박태환이 수영 남자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을 따내자 “한국의 빈약한 수영 환경으로 2002 한일 월드컵 때 한국 축구가 4강에 오른 것에 견줄 만한 쾌거”라고 평가했다. 이 신문은 “일본의 경우 학교에서 수영 교육이 성행하고 있는데 반해 한국은 초·중학교에 수영장을 갖춘 곳이 거의 없고 수영 인구도 많지 않은 편이다. 열악한 한국 수영의 현실에서 박태환 같은 천재가 또 언제 나올 수 있을 지는 미지수”라며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평을 실었다. 일본이 이런 반응을 보인 이유는 한국팀의 선전에 대한 부러움 때문이다. 수영영웅 기타지마 고스케(27)이 예상대로 평형 남자 1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유도영웅 다니 료코(32)는 동메달에 그쳤다. 기대했던 축구는 세계의 벽을 실감하며 초반에 예선 탈락했다. 여자 마라톤 2연패를 노리던 노구치 미즈키는 부상으로 출전을 포기했다. 종주국이라는 자부심이 센 유도도 한국의 신바람에 비하면 기대이하다. 반면 한국은 첫날부터 사격에서 진종오가 은메달을 획득한 것을 시작으로, 최민호의 유도 금메달, 양궁 남여 단체전 금메달, 수영 박태환의 금메달 등이 쏟아지면서 메달 순위에서 중국과 미국에 이어 3위를 달리고 있다. 12일에는 수영 남자 자유형 200m에서 박태환이 은메달을 추가하자 시샘의 농도가 더욱 짙어지고 있다. 사실 일본이 비꼬는 열악한 환경은 한국 체육의 고질적인 약점이지만 선수들의 엄청난 투지와 상상을 초월하는 노력과 환경의 어려움을 이기고 있다. 훈련장이 없는 피겨스케이팅의 김연아, 핸드볼 하키 등 비록 시설은 열악하지만 한 번 정상을 차지하면 쉽게 자리를 빼앗기지 않는다. 여자 양궁은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20년째 세계 정상이다. 여자 골프도 마찬가지다. 1998년 박세리가 LPGA에서 세계를 평정한 이후 한국여자골프는 10년 넘게 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만약 환경만 놓고 따진다면 골프장 수가 200여 개에 불과한 한국에 비해 2500개가 넘는 일본은 벌써 세계 정상에 올랐어야 한다. 독도 문제로 한동안 우리 국민들의 가슴에 불을 지르더니 이제는 박태환의 금메달을 놓고 슬쩍 딴죽을 건 일본 매스컴이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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