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집힌국기,인권향한SOS?

입력 2008-08-2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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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올림픽서불거진거꾸로된국기의주장
베이징올림픽만큼 국기가 수난을 당한 올림픽이 또 있었을까? 조지 부시 미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영화배우 장쯔이, 심지어는 중국 선수단을 이끈 어린이 기수조차 거꾸로 꽂힌 국기를 드는 바람에 곤욕을 치렀다. 그런데 여기에는 그럴 만한 ‘사연’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상하이 반체제인사들의 사이트 ‘상하이 폭정망(暴政網)’에 따르면 이번 올림픽에 제공된 각국 국기가 중국의 강제 노동수용소인 ‘노동교양소’에서 제작되었으며, 수감자들이 교양소측의 비 인간적인 처우에 항의하는 뜻에서 일부러 국기를 거꾸로 꽂아 넣었다는 것이다. 대 중국 단파방송 SOH 희망지성은 이 사실을 보도하며 ‘노동교양’ 또는 ‘노동개조’로 불리는 중국의 강제 노동제도에 대해 상세히 밝혔다. 상하이에는 칭푸 제1여자 노동교양소, 다펑농장 노동교양소 등 여러 강제 노동시설이 있다. 이 안에 각국 국기를 생산하는 공장들이 있다. 중국 노동교양소에는 지난 1989년 6.4 천안문 민주화운동 참가자들과 1999년부터 중국 당국의 탄압을 받고 있는 파룬궁 수련자들이 대거 수감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인도네시아 쓰나미 희생자들의 시신을 담았던 비닐봉투와 올림픽 기념품 포장재료, 크리스마스 소품, 1회용 젓가락, 화장지, 볼펜 등의 제품이 노동교양소의 수감자들에 의해 만들어진다. 수감자들은 휴식시간도 없이 매일 18시간 이상 일하고 있으며 할당량을 채우지 못할 경우 처벌을 받는다. 가족과의 면회가 금지되며 매월 한 차례씩 주는 생필품 구매기회도 박탈당하게 된다. 해마다 수용소 경찰의 폭행으로 수감자가 사망하거나 불구가 되는 사고가 빈발하고 있지만 책임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잔혹한 노동교양소 제도는 수감자들을 육체적, 정신적으로 황폐하게 만들고 있지만 이들은 풀려난 후에도 보복이 두려워 진실을 밝히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상하이 폭정망은 상하이 노동교양소 수감자들이 이런 강제노동 정책에 항의하고, 외부에 이 사실을 알려 구조를 요청하는 의미에서 거꾸로 꽂힌 국기를 섞어 넣은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거꾸로 된 국기’는 ‘심각한 위기상황에 처했으니 도와달라’는 구조요청의 의미를 담고 있다. 로버트 레드포드가 주연한 영화 ‘라스트캐슬’에서는 군 형무소의 수감자들이 교도소장의 폭정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처절한 전투 끝에 승리, 성조기를 거꾸로 꽂아 게양하는 라스트신이 등장한다. 이 거꾸로 깃발을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펠프스가 출전한 수영경기장에서 들었다가 혼쭐이 났다. 양형모기자 ran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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