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가수뮤지컬외출…좋거나나쁘거나

입력 2008-08-2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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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캐스팅에입장권‘불티’…연기력부족완성도해치기도
뮤지컬 무대에 서는 가수들. 더 이상 낯선 일이 아니다. 옥주현, 바다, 앤디, 빅뱅 승리 등 많은 이들이 가수와 함께 ‘뮤지컬 배우’를 겸업하고 있다. 뮤지컬 무대에서 이들의 활약은 단연 돋보인다. 옥주현은 뮤지컬 ‘시카고’로 ‘더 어워즈 뮤지컬’ 시상식에서 당당하게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바다도 ‘노트르담 드 파리’에 이어 ‘미녀는 괴로워’에 주인공으로 발탁됐다. 빅뱅 승리는 뮤지컬 ‘소나기’로 뮤지컬에 입문해 일본 공연까지 성공리에 마쳤다. 뮤지컬계는 가수들의 잇단 나들이를 반기고 있다. 무엇보다 이들의 캐스팅이 흥행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실제로 24일까지 서울 대학로 자유극장 무대에 오른 뮤지컬 ‘폴라로이드’는 가수 앤디와 미스 코리아 이하늬의 출연이 화제를 모으면서 성공을 거뒀다. 특히 앤디가 출연하는 날의 입장권은 전일 매진을 기록하는 저력을 과시한 바 있다. 뮤지컬계 관계자는 “가수들이 출연하면 작품을 홍보하는데 유리한 게 사실”이라며 “가수들이 출연하면서 홍보가 됐고 사람들이 호기심 때문에 뮤지컬을 더 찾았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한 가요기획사 관계자는 “뮤지컬계에서 러브콜이 많지만 흥행이 부진할 경우 그에 대한 책임이 커 거절하는 경우가 많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더구나 연습과 공연으로 시간을 너무 빼앗겨 가수 활동에 지장을 줄 수 있어 소속사로서는 조심스런 입장이지만 가수들이 요즘 자신의 실력을 인정받기 위해 뮤지컬 무대를 선호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가수들의 뮤지컬 러시가 결코 반길 일은 아니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뮤지컬은 가창력 못지않게 극의 흐름을 이끄는 연기력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이 부분에서 가수들이 약점을 보인다는 것. 또한 유명 스타의 캐스팅에만 관객의 관심이 쏠려 오히려 작품의 완성도를 해친다는 비판도 있다. 옥주현은 ‘아이다’에 이어 현재 ‘시카고’에 출연하고 있는데, 그녀가 무대에서 도드라지면서 극의 흐름을 저해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가수들의 뮤지컬 진출로 전문 배우의 설 자리가 줄어들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최근 뮤지컬이 인기를 얻으면서 연극 배우 중 과거 뮤지컬에 서지 않던 연기자까지 가세해 새로운 작품 기획에 들어가면 오디션부터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렇다 보니 뮤지컬에 오래 몸담고 있는 전문 배우들도 배역을 맡기가 쉽지 않은데, 상대적으로 무대 경험이 별로 없는 가수들이 유명세로 주연급 배역을 꿰차는 것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일부 가수들이 연기력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태에서 단지 이름값으로 무대에 올라 함께 연기하는 배우들 사이에서도 이런 저런 뒷말이 나오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뮤지컬 관계자는 “가수 출연으로 작품 홍보가 되는 건 사실이지만 흥행을 위해 연기력 검증이 안 된 사람을 캐스팅하는 건 작품을 위해서나, 가수 본인을 위해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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