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건의파워+효리의섹시…6년을준비한‘샛별’혜나가떴다

입력 2008-08-3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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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발탁23세첫음반…꿈향한6년,데뷔곡강남·이태원·홍대클럽을강타
준비 기간 6년. 신인가수 혜나(본명 이은정)는 열일곱이던 2001년 록밴드 주주클럽 주승형의 눈에 띄어 이듬해부터 가수 준비를 시작, 스물셋에야 첫 음반을 낼 수 있었다. 6년을 기다리며 수없이 눈물을 흘렸고 좌절은 물론 한때 포기도 했지만, 그의 인생에서 보석 같은 시간이었다. 의사인 아버지 덕택에 부유한 환경에서 자랐던 혜나는 숙소생활을 하던 중 회사가 어려워 가스가 끊기는 등 처음으로 ‘궁핍’을 맛봤다. 하지만 자신을 걱정할 부모를 생각하면 ‘힘들다’는 말을 할 수 없었다. 허기와 추위는 그래도 견딜 만했지만, 더욱 마음이 아팠던 건 데뷔가 기약이 없다는 것이었다. 함께 연습하던 친구들은 1∼2년 만에 데뷔했고 운좋은 친구는 다 만들어진 그룹에 합류해 쉽게 데뷔하는데 자신은 여전히 ‘연습생’일 뿐이다. 뛰어난 춤 실력으로 댄스학원 강사 자리도 제안받고,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 오디션을 통과했지만, 모두 ‘곧 음반이 나온다’는 이야기에 포기했던 그는 심한 상실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데뷔 제안을 받았던 17살, 연예인에 대한 막연한 환상, 동경이 있었기에 스포트라이트 없는 연습생은 그 만큼 힘들 수밖에 없었다. 서울 소재 대학에 가지 못하면 가수를 시키지 않겠다는 부모의 엄포에, 수면시간을 줄여가며 공부해 중앙대 불어불문과에 수시합격하기도 했지만 기약 없는 기다림은 그를 지치게 만들었다. 결국 연습생 4년차엔 슬럼프를 이기지 못하고 포기를 선언했다. 5개월 가량 쉬던 중 ‘그간 연습해온 게 너무 아깝지 않느냐’는 주위의 말에 오기가 생겼고, ‘여기서 포기하면 나는 패배자다’란 생각이 솟았다. “너무 힘들었죠. 하지만 결국 시련을 이겨내면서 내가 원하는 길을 찾았잖아요. 저도 1, 2년 연습하다 쉽게 데뷔했으면 금방 망했을 거예요. 지난 6년은 제 인생에 정말 값진 시간이었어요.” 혜나는 무대 위에서 섹시한 이미지를 강조한다. 롤모델은 재닛 잭슨이고, 이효리다. 그가 수많은 섹시가수들과 차별의 무기로 내세우는 건, 길건의 파워와 이효리의 여성미를 동시에 갖췄다는 퍼포먼스다. 데뷔곡 ‘다가와’는 최신 트렌드인 ‘더티 사우스’(dirty south) 스타일의 트랜스 힙합댄스로, 힙합계의 ‘큰형’ 라이머가 작사, 작곡 및 뮤직비디오에 참여했다. ‘다가와’는 이미 서울 강남과 이태원, 홍대의 클럽가를 강타하고 있다. “지금부터가 진짜 시작입니다. 이제 너무나도 냉혹한 세계에 놓여졌습니다. 하루하루 즐겁게, 기쁜 마음으로 열심히 할 뿐입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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