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태인‘타격본능’이깨어났다

입력 2008-09-0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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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방이었다. 삼성이 그의 한방에 4강 진출에 희망을 부풀렸고, KIA는 주저앉았다. 삼성 채태인(26)은 2일 KIA와의 대구 홈경기에 6번 1루수로 선발출장해 3-3 동점이던 6회말 귀중한 3점홈런으로 팀에 값진 승리를 선사했다. 6회말 1사 1·2루. 삼성에게는 찬스였고, KIA에게는 위기였다. 여기서 KIA는 메이저리거 출신 서재응을 마운드에 올리며 삼성의 불길을 막으려 했다. 서재응은 오른쪽 팔꿈치 굴곡근 염증으로 6월 16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뒤 2개월 반 만에 1군에 합류한 상황이었다. 채태인은 초구 볼을 고른 뒤 2구째 바깥쪽 높은 체인지업을 두들겨 좌중간 펜스를 넘어가는 장쾌한 3점홈런을 날렸다. 3-0으로 앞서다 6회초 한꺼번에 3점을 내주며 분위기가 KIA로 넘어가는 순간, 특히 지난 주말 사직에서 롯데에 3연패를 당해 자칫 팀이 위기에 빠질 수 있는 순간에 터진 값진 3점포였다. 5위 삼성은 그의 한방으로 7-3으로 승리하며 이날 패한 4위 한화에 1.5게임차로 따라붙었다. 부산상고 시절 투타에서 재능을 발휘하던 그는 2001년 보스턴 레드삭스와 계약금 80만달러에 사인해 청운의 꿈을 안고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러나 어깨부상과 수술로 결국 투수로 성공하지 못하고 2005년 방출의 아픔을 당하며 국내로 돌아와 군복무를 했다. 지난해 4월 해외파 특별지명 때 삼성의 지명을 받은 그는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했다. 7년 만에 다시 방망이를 잡은 터라 쉽지 않은 도전. 지난해 31경기를 뛰면서 타율 0.221(77타수 17안타)에 홈런 1방을 때려냈다. 그러나 삼성 선동열 감독은 “예상보다 발빠른 적응”이라고 평가했다. 그리고 올 시즌 2군에서 출발한 뒤 5월 17일 1군에 올라왔다. 초반에 타율은 괜찮았지만 홈런이 없어 고민하던 그는 6월 19일 목동 히어로즈전에서 시즌 마수걸이 홈런을 때려낸 뒤 이제 장타력을 갖춘 삼성의 주전 1루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날까지 65경기에서 타율 0.264(235타수 62안타), 홈런 9방에 2루타 12개. 후반기에만 이날까지 홈런 3방이다. 특히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밟지 못한 아픔이 있는 채태인은 이날 자신의 우상과도 같았던 빅리거 출신 서재응에게 홈런을 뽑아 감격이 더했다. 그러나 그는 경기 후 “부산경기에서 삼진을 7개나 당하고 팀도 3연패를 해 무척 속상했다”고 자책한 뒤 “경기 전 비디오 테이프를 확인해보면서 무엇이 문제인지 진지하게 고민했다. 타격폼이 커져 있었다. 팀이 필요한 시점에서 홈런을 쳐서 무척 기쁘다”고 말했다. 대구|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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