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환타살?경찰에재수사공식요청

입력 2008-09-26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어쩌다가 이런 상황으로까지 치달았을까. 한 쪽은 결혼한지 채 1년도 안돼 남편을 잃었고, 한 쪽은 금쪽같이 귀한 동생과 외아들을 잃었다. 모두 가슴에 평생 아물지 못할 아픈 상처가 남았다. 그런데 지금 양측은 앞으로 다시 보지 않을 듯 서로 엇갈린 주장을 하며 팽팽하게 대립하기 시작했다. 배우 안재환이 숨진 채 발견된 지 12일째. 가족과 동료들의 눈물 속에 장례도 치렀지만 그의 죽음을 둘러싼 의문과 갈등은 오히려 더욱 커지고 있다. 안재환의 셋째 누나 안미선씨는 25일 오전 서울 노원경찰서를 방문, 재수사를 요청했다. 이날 안씨의 주장에서 정선희측과 엇갈리는 부분은 크게 세가지. 사채업자 납치와 타살 여부, 정선희의 “범인 인지” 등이다. ○ 사채업자 납치? 안미선씨는 “동생과 정선희가 함께 납치돼 정선희가 먼저 풀려났다. 장례식장에서 정선희에게 직접 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담당했던 서울 노원경찰서 담당 수사관은 “정선희는 사채업자에게 납치된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 안재환의 휴대폰 사용 내역, 문자메시지를 조회했고 주변 사람들을 조사했지만 납치에 대한 정황은 없었다”고 밝혔다. ○ 자살인가, 타살인가? 안미선씨는 “자살은 조작됐다. 타살이 분명하다”는 주장과 함께 안재환이 사망 당시 위가 비어있는 점, 질식사임에도 몸에 뒤틀린 흔적이 없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조사 결과 유서의 필체가 고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차의 문이 안에서 잠긴 점 등 다른 정황으로 볼 때 자살로 보인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부검 결과 사인도 질식사였다”고 밝혔다. ○ 정선희가 범인의 얼굴을 알고 있다? 가장 논란이 예상되는 주장이다. 안미선씨는 타살을 주장하며 “정선희가 함께 납치돼 범인들의 얼굴을 봤다. 빨리 범인이 누구인지 밝혀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찰은 정선희의 진술을 토대로 “납치된 사실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안미선씨는 이 밖에 정선희가 ‘장례식 조의금을 모두 가져갔다’, ‘경호업체 비용도 지불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이 역시 정선희 쪽은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정선희에 대한 안재환 가족의 출국금지 요청에 대해 “뚜렷한 증거가 없는 현재 상황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 일단 재조사를 요청받았기 때문에 정선희에게 추가 진술을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선희 측근은 ‘스포츠동아’와의 전화통화에서 “지금 상황에서 어떤 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말을 아꼈다. 또한 출국설에 대해 “(정선희의) 향후 일정이 아무 것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측근 말이 기사가 됐다.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들이 안쓰러운 마음에 조언한 것”이라고 밝혔다. 조의금 부분에 대해서도 “우리 입장에서 말할 처지가 아니다”라고 역시 답변을 피했다. 이 관계자는 장례 후 시댁과 연락을 끊고 추석에도 가지 않아 오해가 더 깊어진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날 정선희는 병원에 입원했다. 차례를 지내러 갈 여력이 없었다”고 밝혔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