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환누나“납치사실정선희에게직접들어…출국금지시켜야”

“내 동생은 자살이 아닌 타살됐고, 정선희는 그 범인을 알고 있다.” 경찰에 안재환 죽음에 대한 재수사를 요구한 안미선씨는 그의 셋째 누나. 안미선씨는 현재 허리 통증으로 서울 시내 모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는데, 25일 오전 10시50분쯤 환자복 차림으로 안재환 죽음을 조사했던 서울 노원경찰서를 방문했다. 그녀는 경찰서에서 담당 수사관을 만나 1시간 가량 재수사와 관련해 진술을 한 뒤 밖으로 나와 취재진과 만났다. 안씨는 시종일관 격앙된 표정과 목소리로 동생의 죽음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재수사를 역설했다. 특히 이야기 도중 감정을 억누르지 못한 채 “정선희’ 나와서 빨리 범인이 누구인지 밝혀라”고 소리를 치기도 했다. 다음은 안미선씨와의 일문일답 - 오늘 어떤 진술을 했나? “정선희가 해외로 휴양을 떠난다는 뉴스를 봤다. 그녀를 출국금지시켜야 한다. 그걸 요청하러 왔다·” - 왜 출국을 금지시켜야 하나? “사실 처음 장례식장에서 정선희가 제게 와서 ‘언니 저 2∼3년 해외에 나가서 쉬고 올게요’라고 말했을 때, ‘그래 너도 살아야지· 다녀와라’고 했다. 하지만 그후 장례식장에서 그녀와 안재환이 납치된 사실을 들었다. 내 동생의 죽음은 자살이 아니라 타살로 인한 것이다. 반드시 범인이 있다·” - 납치됐다는 사실을 누구에게 들었나? “정선희에게 장례식장에서 직접 들었다·” - 안재환이 납치됐다는 말이냐? “정선희와 함께 납치됐다. 그러다 정선희가 먼저 풀려났다. 자살이 아니라 타살이다. 자살은 조작됐다·” - 타살이라는 근거는? “정선희는 함께 납치됐기 때문에 범인을 알고 있다. 왜 입을 다물고 있냐? 정선희, 빨리 나와라. 수사에 협조해. 범인 얼굴 알잖아. 남편이 처가 앞에서 그렇게 죽었는데 왜 집에서 나오지 않냐?” 이날 안미선씨와 함께 안재환의 어머니도 경찰서에 왔다. 안재환의 어머니는 딸과 정문을 나서다 오열하며 실신하기도 했다. 한편, 안씨의 진술과 함께 재수사 요청을 받은 수사 담당자는 “정확한 증거나 밝혀진 사실이 있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또한 경찰은 그동안 보관하고 있던 안재환의 유품을 가족들이 가져갈 것을 요청했으나 안미선씨는 수사가 끝나지 않았다며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