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맘전성시대①]“배불러도난프로,태교는연기”…산모연기자뜬다

입력 2008-10-1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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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는 실제처럼….” 요즘 드라마에서 임신부로 등장하는 여자 배우들 중에는 극중 설정이 아닌 ‘실제상황’ 인 경우가 꽤 많다. MBC 일일 드라마 ‘춘자네 경사났네’ 의 왕빛나, MBC 아침드라마 ‘흔들리지마’ 의 홍은희는 각각 첫째 아이와 둘째 아이를 임신한 상태에서 드라마에 출연하고 있다. 변정민도 얼마전 종영한 SBS 주말극 ‘조강지처클럽’ 에 임신한 상태로 참여해서 출산을 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이혜은은 결혼 6년 만에 임신을 하게 되자, 출연중인 SBS 아침드라마 ‘미워도 좋아’ 의 상황을 임산부로 바꿔 출연했다.》 왕빛나의 경우 극중에서 남자친구 정우와 결혼 전 속도위반으로 아기를 갖게 된 이주리 역을 맡아 연기하다가 병원에서 아이를 가졌다는 진단을 받았다. 결혼 1년6개월여만에 찾아온 반가운 소식. 왕빛나는 “9월 초에 임신 사실을 알게 됐는데 공교롭게도 드라마에서 맡은 역할과 똑같아 처음에는 웃음만 나왔다”며 “현재 임신 12주째인데 아무래도 10월말까지는 연기할 것 같다”고 말했다. 과거 드라마 출연 도중 임신 사실을 알게 되면 대개 몸조리를 위해 도중하차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아니면 아기를 갖기 위해 아예 한동안 드라마 출연을 고사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임신 후에도 아기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연기활동을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혜은은 제작진의 배려 덕분에 출산 직전까지 드라마에 출연할 수 있었다. 그녀는 “배역 상황이 임신부로 바뀌어 부른 배를 애써 숨길 필요 없이 당당히 보여주고 실제 내 상황과 같은 연기를 할 수 있었다”고 달라진 환경을 소개했다. 아기를 가진 여자 연기자들이 계속 드라마에 출연할 때 특히 주의하는 것은 태교이다. ‘흔들리지마’에 출연하는 홍은희는 현재 왕빛나와 같은 임신 12주째이다. 그래서 출산일도 비슷한 내년 4월이다. 그녀는 극중 능수능란한 거짓말로 재벌가 며느리로 들어간 이수현 역을 맡아 표독스러운 연기로 드라마 애청자의 원성(?)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흔히 태교라고 하면 스트레스 받는 것을 극히 조심하고 마음을 편하게 갖는 것을 우선으로 한다. 그런 점에서 보면 악역을 맡고 있는 홍은희는 태교에서 금기시하는 행동만 하는 셈이다. 홍은희는 “그래도 다행인 것은 초반보다 감정 연기가 많아졌다는 점”이라면서 “남편과 여동생의 배신에 상처받는 상황이라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제작진이나 동료 연기자들도 ‘산모 연기자’에 대해 우선적으로 배려를 한다. ‘흔들리지마’의 제작진은 홍은희의 건강에 무리를 가지 않도록 밤 촬영과 야외 촬영을 줄여주고 있다. 이처럼 드라마에 출산 전까지 연기에 전념하는 ‘산모 연기자’들이 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연기자들의 자기 관리가 전보다 더욱 철저해졌다는 점이다. 또한 여자 연기자에 대한 시청자의 시각이 바뀐 점도 한 몫을 하고 있다. 드라마 관계자는 “임신한 상태에서 연기하는 여자 스타들의 경우에는 건강관리가 무척 세심하고 철저하다”며 “전에는 아기를 가졌다고 하면 일찌감치 활동을 포기하고 집에서 쉬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은 자기관리에 대한 자신들이 있어 쉽게 활동을 중단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다른 드라마 관계자는 “산모 역을 미혼이거나 출산 경험이 없는 여자 배우들이 할 때보다 실제로 임신한 연기자들이 하는 것이 더 리얼리티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며 “시청자들도 임신한 연기자에 대한 거부감이 없고 오히려 사실적인 연기와 프로근성에 공감한다”고 지적했다. 이유나 기자 ly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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