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짜,쪽대본에‘조마조마’

입력 2008-10-1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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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본준비차질,당일치기제작일상화…배우대기시간늘고촬영지연‘악순환’
‘쪽대본과 방송 당일 방송.’ 기대를 모았던 SBS 월화드라마 ‘타짜’ 역시 우리 드라마 제작의 오랜 고질병에서는 자유롭지 못했다. ‘타짜’는 인기 만화 원작에 영화의 흥행으로 화제와 기대를 모았으나, 최근 촬영 당일 나오는 쪽대본으로 급히 찍어 방송하는 이른바 ‘생방송 드라마’의 악순환에 빠져 버렸다. 완성된 원고가 아닌 장면별로 나뉘어 배우들에게 도착하는 ‘쪽대본’은 한국 드라마가 몇 년 전부터 앓고 있는 병폐 중의 하나. 사전제작 또는 드라마 제작 시스템의 효율화를 통해 이를 극복하겠다고 했지만 여전히 대다수 드라마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다. ‘타짜’의 촬영 현장에서도 요즘 당일 오전에 대본이 나오는 것이 거의 일상화되고 있다. 그래서 연기자들이 대본을 분석하고 외울 시간적 여유없이 오후에 곧바로 연기에 나서는 일이 되풀이되고 있다. 특히 대본이 나오는 시간이 기약이 없다 보니 연기자나 스태프들이 현장에서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몇 시간씩 대기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다가 대본이 나오면 남은 시간에 밀린 분량을 소화하느라 밤샘촬영으로 이어져 연기자들이 괴로움을 호소하고 있다. ‘타짜’에 출연하고 있는 한 연기자의 소속사는 “세트나 야외 촬영 현장에서 연기하는 시간보다 대기하는 시간이 더 많다”며 “대본을 외우기는커녕 한번 읽어보고 촬영에 들어가기 바쁘다”이라고 말했다. 또 대본을 분석하고 연습할 시간이 부족하다 보니 배우들의 호흡이 안맞아 NG가 자주 발생해 촬영은 더욱 지연되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 촬영일정이 불규칙해 주연급 연기자가 하루종일 대기하다가 한 장면도 못찍고 돌아가는 경우도 있다. 이에 대해 ‘타짜’의 제작사 측은 “드라마 시작 전 작가가 바뀐 것도 있고, 극의 흐름을 보면서 내용을 수정하다 보니 예상보다 대본이 늦어지고 있다”며 “시청자에게 다양한 재미를 주기 위해 기본 줄거리에 여러 이야기를 붙이는 등 신경을 쓰는 등 좀 더 질 좋은 드라마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라고 생각해 달라”고 밝혔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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