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경은누구?]올시즌5차례톱10…예견된잭팟

입력 2008-10-1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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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리 키즈’가 또 한번 일을 냈다. 박인비(20·SK텔레콤), 오지영(20·에머슨퍼시픽), 신지애(20·하이마트)에 이어 88년생 동갑내기 김인경(20·하나금융)이 롱스드럭스챌린지에서 우승컵을 차지하며 태극낭자 시즌 7승의 주인공이 됐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아버지 김철진(56) 씨를 따라 연습장에 놀러갔다가 처음 골프채를 잡은 김인경은 얼마 지나지 않아 선수의 길로 접어들었다. 아버지 김철진 씨는 “일요일마다 연습장에 데려갔더니 자기도 해보고 싶다고 해서 5번 아이언을 잘라서 연습해보라고 줬다. 당시엔 수영, 태권도, 피아노 등 다른 취미활동을 많이 하고 있어 하루에 1시간씩만 연습하라고 했는데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각종 대회에서 두각을 보이며 유망주로 인정받았고, 중학생이 되면서부터는 신지애, 최나연, 박인비 등과 함께 우승 다툼을 벌였다. 미국 진출은 우연한 계기에서 비롯됐다. 한영외고 1학년 때, 미국으로 전지훈련을 갔다가 미셸 위의 스윙 코치였던 개리 길크라이스트(남아공)를 만나면서 유학을 권유받았다. 김인경의 재능을 높게 평가한 개리가 “인경이를 IJGA(국제주니어골프아카데미) 장학생으로 선발하겠으니 나에게 보내달라”고 요청해 유학을 보내게 됐다. 미국으로 건너간 김인경은 진출 첫해부터 미국 주니어 골프계를 평정했다. US여자주니어챔피언십에 출전해 덜컥 우승컵을 차지했다. 당시 김인경과 붙었던 상대는 지금 LPGA투어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쳉 야니(대만)와 박인비, 모건 프레셀(미국) 등이다. 쳉 야니와는 8강전에서 맞붙어 연장까지 가는 접전을 펼친 끝에 승리를 이끌어냈고, 박인비와는 결승에서 만나 4홀 남기고 5홀차의 완벽한 승리를 따냈다. 하지만 일가친척 하나도 없는 미국에 처음 갔던 김인경은 고생도 많이 했다. 2005년에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한 골프장에 갔다가 혼자 남겨져 2시간 동안을 기다리다가 골프장 디렉터의 도움으로 집에 돌아오기도 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퀄리파잉스쿨에 도전한 김인경은 최혜정과 함께 공동 수석으로 통과하며 LPGA투어 시드권을 확보했고, 작년 루키 시즌을 보내면서 상금랭킹 31위에 올라 무난한 첫해를 보냈다. 작년 웨그먼스LPGA챔피언십에서 첫 우승의 기회가 찾아왔지만, 마지막 18번홀에서 1m 파퍼트를 놓쳐 로레나 오초아와의 연장전을 허용했다. 결국 연장 두 번째 홀에서 패해 준우승에 그쳤다. 이 때 패배가 김인경의 오기를 발동시켰다. “다시는 실수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김인경은 2008년 톱10에 다섯 차례 오르며 정상을 넘봤지만 기회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김인경은 지난 8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하이원컵대회 출전차 한국에 온 뒤 전현지 코치와 함께 1주간 연습하며 샷을 더 가다듬었다. 아이언 샷의 중요성을 실감한 김인경은 그린 위에 볼을 세우는 방법을 집중적으로 연습했고 이번 대회에서 위력을 발휘했다. 외동딸로 자랐지만 활발한 성격 덕에 친구들이 많다. 미 LPGA투어에서 뛰고 있는 박인비, 최나연 등과는 어렸을 때부터 친하게 지내온 친구다. 특기는 벙커샷으로 벙커에서 핀에 가깝게 붙이는 능력이 탁월하다. 이번 대회에서도 마지막 라운드 17번홀에서 티샷이 벙커에 빠져 위기를 맞았지만 두 번째 샷을 핀 2.5m에 붙여 버디를 만들어 승기를 잡았다. 가족 관계는 아버지 김철진 씨와 어머니 정숙희(52) 씨가 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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