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람“자유투다넣었다면…”

입력 2008-10-1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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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58-61신한은행에석패
13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여자프로농구 용인 삼성생명과 안산 신한은행전에서 흔치 않은 상황이 발생했다. 경기종료 5.7초전 57-59로 2점을 뒤진 삼성생명이 상대 파울로 자유투를 얻었다. 파울을 당한 삼성생명의 김세롱은 팔꿈치에 통증을 호소하며 자유투를 쏠 수 없다는 뜻을 벤치에 전달했다. 중요한 순간 부상으로 자유투를 다른 선수가 던지는 일은 한 시즌에 1-2번 나올까 말까할 정도로 드물다. 삼성생명 이호근 감독은 잠시 고민하더니 홍보람(12점)을 교체로 넣었다. 프로 3년차인 그녀는 변연하(현 국민은행)의 그늘에 가려있다가 이번 시즌부터 식스맨 역할을 맡고 있다. 벤치에 앉아있다 갑자기 코트로 나와 부담이 큰 자유투를 모두 성공시키기란 쉽지 않다. 베테랑 선수들도 이런 상황에서는 자유투 성공률이 떨어지는 일이 다반사. 이 감독은 홍보람에게 “못 넣어도 된다. 자신 있게 쏴”라고 말하며 짐을 덜어주었다. 그러나 경험이 많지 않은 홍보람이 던진 1구는 림 앞쪽을 맞고 튀어 나왔다. 2구를 성공시킨 뒤 파울로 경기가 중단돼 교체돼 벤치로 물러난 홍보람은 패배를 직감한 듯 수건을 얼굴에 덮고 펑펑 울기 시작했다. 결국 삼성생명은 동점을 만들 기회를 놓친 뒤 2점을 더 내줘 58-61로 패했다. 여자프로농구 최장신 하은주까지 기용하며 총력전을 펼친 1위 신한은행을 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신한은행은 3승 1패로 1위, 삼성생명은 2연패 포함 2승2패로 4위가 됐다. 그러나 이 감독은 “경험이 없는 선수인데 오늘 잘 해줬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더 성장하고, 발전할 것으로 믿는다”고 제자를 감쌌다. 용인|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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