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이만수?대구팬은‘행복한고민’중

입력 2008-10-1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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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KS가면선동열이만수중누구를응원하지
대구의 삼성 팬들은 SK 이만수 코치에 대한 향수가 여전하다. 이 코치가‘대구맨’으로 삼성을 대표하는 4번타자였기 때문이다. 1983∼1985년 3연 연속 홈런왕을 차지하며 ‘헐크’라는 별명으로 불린 이만수는 1980년대 프로야구 인기를 주도한 대표적인 인물이다. 19일 두산과 삼성의 플레이오프 3차전이 벌어진 대구구장 앞에서 만난 박희원(직장인) 씨는 이만수 코치에 대한 그리움을 밝혔다. 두 아들 지용(중 1), 은용(중 3) 군과 함께 대구구장을 찾은 박 씨는 “이만수는 삼성 영웅이다. 나중에 이만수가 삼성으로 다시 온다면 야구장은 오늘처럼 항상 사람들이 가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구장 앞에서 식당을 하는 김모 씨는 “SK가 대구구장으로 원정 경기를 온 날이면 알 수 있다. 이만수 코치가 나와 손을 한번 흔들면 대구 사람들이 엄청 뜨겁게 반응한다”고 말했다. 대구 팬들은 이 코치에 대한 애정만큼이나 광주 출신 선동열 감독에 대한 사랑도 각별하다. 선 감독이 부임 첫 해인 2005년과 2006년 연달아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궈냈기 때문이다. 비록 지난해는 4위에 그쳤지만 대구에서 이룬 선 감독의 성과를 모두 인정하는 분위기다. 사실 선 감독이 처음 대구에 왔을 때는 지역색이 강한 대구 사람들의 탐탁치 않은 시선도 적잖았지만 선 감독은 실력으로 이를 자신에 대한 애정으로 바꿨다. 현역 시절 ‘국보급 투수’로, ‘나고야의 태양’으로 그를 사랑한 팬들은 지도자로서의 또 다른 능력에 반했다. 대구에서 운전기사로 일하는 이모 씨는 “선동열이 (감독으로서) 잘한다. 처음에는 별로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대구 시민들이 다들 좋아한다”고 말했다. 대구 사람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이만수 코치와 선동열 감독. 만약 삼성이 두산을 물리치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대구에서 SK와 일전을 벌인다면 대구 시민들은 누구를 응원해야 할지 ‘행복한 고민’에 빠질 듯 하다. 대구 | 이길상 기자 juna1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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