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야생체험①]속살공개‘1박2일’진실과거짓

입력 2008-11-0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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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가 싸늘하게 내리던 10월31일 오전 7시 서울 여의도 KBS홀. 두꺼운 파카 차림으로 무장한 기자에게 “여름옷을 입었다”며 우려의 말을 건네는 사람들이 있었다. 바로 1박2일간 강원도 인제로 함께 여행을 떠날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이하 ‘1박2일’) 제작진들이다. 매주 산으로 들로, 섬으로, 바다로 시청자를 안내하고 있는 ‘1박2일’이 언론에 그 속살을 공개했다. ‘1박2일’ 제작진과 동행, ‘1박2일’에 관해 궁금했던 모든 것, 진실 혹은 거짓을 샅샅이 파헤친다. ○‘로드 버라이어티’ 비오는 날, 촬영은 난감하다? 아니다. ‘1박2일’ 나영석 PD는 “야생 컨셉트에 더 잘 맞는 악천후를 반긴다”고 말했다. 한 카메라 스태프는 “비가 오면 로드(길을 따라 이동)할 때 밖으로 나가 찍는 일이 줄기 때문에 이동 촬영에서는 오히려 편하다”고 말했다. ○여섯 멤버들 정말 야외 취침할까? 시청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 ‘복불복 게임’을 통해 실외 취침의 나락으로 떨어진 멤버들은 한여름 모기 뜯기는 평상이나 한겨울 눈밭에 지어진 차가운 텐트 안에서 정말 잠을 잘까? 맞다. 이날의 미션은 ‘집을 짓고 그 안에서 자라!’ 강호동 등 멤버들은 4∼5시간 동안 직접 비닐하우스를 짓고 그 안에서 침낭을 깔고 잠을 청했다. 혹시라도 카메라가 돌지 않는 시간에 개인 자동차나 주변 택지에 들어가는 것이 아닐까라는 의심은 날아갔다. ○출연자들은 정말 굶는다? 맞다. 혹한기 대비훈련을 앞두고 제작진들이 ‘측은지심’으로 준비한 뷔페식을 배불리 먹은 멤버들은 점심을 건너뛰고 오후 3시에 라면 하나를 두고 쟁탈전을 벌였다. 오후 5시부터 집을 짓기 시작해 밤 9시에야 게임으로 카레라이스를 얻은 이들은 숟가락도 없이 손에서 입으로 밥을 가져갔다. ○출연자 굶을 때 제작진도 굶는다? 아니다. 제작진은 돌아가면서 카메라를 잡으며 간단히 도시락을 먹었다. 하지만 추운 날씨에 카메라를 계속 잡고 있는 카메라맨이나 출연자 앞에서 무릎 꿇은 자세로 몇 시간 동안 상황을 지켜보는 PD, 작가들도 힘들긴 마찬가지. ○‘1박2일’ 부작용 있다? 맞다. 은지원은 ‘1박2일 증후근’으로 폭식증상을 꼽았다. 촬영이 있는 이틀간 굶어야 하기 때문에 촬영 전후 폭식증상이 생겼다. 이게 습관이 되면서 한동안 상당히 살이 쪘고, 지금은 가수 컴백을 위해 5kg 안팎을 감량했다고 밝혔다. 강호동은 웬만하면 개인 여행을 가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다 문득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면 ‘1박2일’에서 떠났던 익숙한 여행 경로로 여행 계획을 잡곤 한다고 말했다. ○‘1박2일’은 보기보다 대식구? 맞다. 화면에는 6명의 출연자와 상근이가 보일 뿐이지만 그 뒤에는 70∼80명의 인원이 있다. 출연자마다 2∼3명의 매니저 코디네이터가 붙어도 20명, PD 4명, 작가 5명, 카메라 20명, 조명팀 10여명, 오디오팀 10여명, 각 버스 운전기사와 가이드까지 합류하면 70∼80명의 식구가 훌쩍 넘는다. ○매니저와 코디, 정분날 만하다? 맞다. 일단 현장에서 출연자들에게 간단한 짐을 챙겨준 매니저와 코디는 별도의 시간을 보낸다. 여행지에서 수개월 동안 만나온 매니저와 코디 사이에는 야릇한 로맨스가 피어나기도 한다. ○설정, 그래도 있겠지∼ 맞다. 1%의 설정은 있다. 중간중간 촬영분을 나누기 위해 슬레이트가 등장한다. 하지만 방송분의 99%는 실제 상황이다. 수시로 메인 카메라에서 빠져 들쑥날쑥 오가는 멤버들을 6mm 카메라가 부지런히 따라다닌다. 지루한 4∼5시간의 집짓기 시간을 거치면 개인적인 본성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만능꾼 이수근과 묵묵한 김C, 깐깐한 이승기는 비닐하우스에 매달리고, 배고픈 강호동은 밥지을 불을 피우고, 산만한 은지원은 창고를 오가며, 잔머리 MC몽은 고구마를 얻기 위해 제작진의 불을 피운다. ○여자 게스트 영입 생각 있다? 없다. 자칫 SBS ‘패밀리가 떴다’를 따라한다는 오해를 받을 수도 있고, 남자들끼리 여행이라 가릴 일이 없는 것도 장점이다. 은지원은 “남자들이어서 함께 엉켜잘 수도 있고, 처절한 상황도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나영석 PD는 “게스트 영입 대신 지역을 대표하는 명사들과 함께 하는 여행도 생각 중”이라며 “고두심씨가 제안하는 제주도 여행이 그 한 예”라고 말했다. ○‘1박2일’이 만들어지기까지 이날 촬영에는 ENG 카메라 7대, 6mm 카메라 5대, 고정 카메라 6대, 총 18대의 카메라가 동원됐다. ENG 카메라는 30분, 6mm 카메라는 1시간마다 새 테이프로 교체하고, 평균 30시간 이상 찍으면 한 번 여행에 400∼500개의 테이프가 나온다. 이 테이프는 3∼4번 정도의 편집 과정을 거친다. ○‘1박2일’을 만드는 사람들 ‘1박2일’은 2주에 한 번 금요일과 토요일에 여행을 떠난다. 일요일은 휴식, 이어진 월화는 다음주 아이템 회의가 있다. 수∼금요일까지 2명의 PD는 편집과정에 ‘올인’하고, 작가는 답사를 다닌다. 답사를 마치고 후보지가 정해지면 PD도 합류해 장소를 확정하고 구체적인 기획안을 짠다. 인제(강원)|이유나 기자 ly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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