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지섭돈방석에상복까지터졌네부·럽·소!

입력 2008-11-0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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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의아해 했던 그의 과감한 선택은 두 배, 세 배의 기쁨으로 돌아왔다. 한류스타 소지섭. 그는 공익근무요원기간까지 합치면 4년의 연기 공백이 있었다. 활동을 하지 않는 동안에도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끌었지만 그런 명성이 괜한 것이 아님을 입증할 복귀작이 절실했다. 하지만 소지섭이 선택한 것은 제작비 10억원 규모의 저예산 영화 ‘영화는 영화다’. 저예산 영화라고 해도 작가주의로 해외에서 명성 높은 홍상수나 김기덕 감독 같은 유명 연출자 작품이면 나름 이해가 갈 수 있는 선택. 하지만 ‘영화는 영화다’의 장훈 감독은 조감독 2편 경력이 전부인 신인이었다. 주위의 만류는 컸다. 대신 빨리 그리고 오래 대중들과 만날 수 있는 TV 드라마를 권했다. 그런데 소지섭은 무모하리만큼 과감했다. 신인 감독의 저예산 영화를 선택한 데 이어, 개런티도 모두 제작비에 투자했다. 한 푼도 받지 않고 출연하겠다는 것. 소지섭은 스스로 “주위에서 ‘그렇게까지 할 필요 있냐‘ 며 많이 말렸다”고 말할 정도였다. 결국 ‘영화는 영화다’는 6억 5000만원이라는 독립영화 수준의 초저예산으로 완성됐다. 제작사는 소지섭이 주인공인데 너무 민망하다며 제작비를 15억원으로 부풀리기도 했다. 그리고 추석 연휴 ‘영화는 영화다’는 개봉해 최종 13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한 배급 관계자는 “극장에서 9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2차 판권까지 더하면 제작사와 투자자에 돌아가는 몫은 50억 원 이상에 이를 수 있다”고 밝혔다. 개런티를 모두 투자한 소지섭은 최소 두 배, 많게는 네 배까지 수익을 돌려받게 됐다. 소지섭 정도의 스타가 받는 통상 개런티는 3억원 내외. 그의 선택은 영화 두 세 편에 출연한 만큼의 금전적 수익을 얻었다. 이런 금전적 수익보다 더 큰 것은 배우로서의 명예다. 소지섭은 5일 제28회 영평상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받았다. 그에게 영화 남우주연상은 처음이다. 이제 ‘스타’에서 ‘배우’로 인정받는 순간이다. 배우로 인정은 본격적인 해외진출로 이어졌다. 소지섭은 6일 CJ엔터테인먼트가 중국 퍼펙트월드와 함께 제작하는 로맨틱코미디 ‘소피의 복수’에 최종 캐스팅됐다. 이 영화는 국제스타 장쯔이가 여주인공으로 일찌감치 확정됐다. ‘영화는 영화다’에서 스크린 스타로 인정받아 더 큰 해외무대 진출의 발판도 만들게 된 것. 소지섭은 세계 각국의 스타들과 함께 촬영하는 CF에도 캐스팅됐다. 소속사측이 “계약상 아직 세부내용을 공개 할 수 없다”고 밝힌 이 CF는 월드스타들이 함께 모여 중국에서 촬영을 진행 중이다. 만약 소지섭이 높은 출연료가 보장되는 트렌드 드라마나 대작 영화를 택했다면 어땠을까? 화려한 주목을 받을 수는 있었겠지만 그가 인터뷰에서 “거슬렸던 수식어를 걷어내고 싶었어요. 예컨대 한류스타 같은 것? 그냥 배우 소지섭으로 불리길 바랬다”고 말한 소망은 이루지 못했을 것이다. 이경호 기자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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