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핀·점프·착지‘역시연아천하’

입력 2008-11-0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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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무도’음악에연기…콤비네이션점프는완벽
‘피겨 요정’ 김연아는 역시 달랐다. 완벽에 가까운 연기를 펼친 후에는 관중들의 기립 박수가 터져나왔고, 아울러 빙판 위에는 축하의 인형들이 쏟아졌다. 김연아는 점수를 기다리는 동안에는 팬들을 향해 손가락으로 하트 모양을 그려 보이는 여유까지 보여줬다. 김연아의 적수는 없었다. 6일 중국 베이징 수도실내체육관 특설링크에서 열린 2008-2009 시니어 피겨 그랑프리 시리즈 3차 대회 ‘컵 오브 차이나’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김연아는 출전 선수 12명 가운데 마지막으로 빙판에 나섰다. 음악은 까미유 생상스의 ‘죽음의 무도’. 리듬에 맞춘 도발적인 표정 변화와 함께 연기가 시작됐다. 첫 점프는 김연아의 전매특허인 트리플 플립-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역시 ‘점프의 교과서’ 다웠다. 김연아는 빠르게 달려와 주저 없이 도약했고, 안정적으로 착지했다. 탄성이 체육관 안을 가득 메웠다. 두 번째 점프인 트리플 러츠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롱에지 판정을 받아 감점을 당한 것이 유일한 아쉬움이었다. 표현력도 변함없이 빼어났다. 예민한 손끝과 말간 얼굴로 위태롭게 빙판을 누비는 김연아의 스파이럴은 요염하면서도 청순하게 인간을 유혹하는 ‘어둠의 여신’에 다름 아니었다. 얼음과 정확히 90도를 이루는 레이백스핀과 유연하고 아름다운 플라잉 싯스핀이 이어졌고, 변화무쌍한 스텝 시퀀스에서는 빙판 위에서 펼쳐지는 한 편의 발레를 보는 듯 했다. 링크 곁에서 지켜보던 전담코치 브라이언 오서 조차 얼굴이 붉게 상기됐다. 마침내 승리에 찬 여신의 포효와 함께 음악이 끝났다. 기술과 감정이 완벽히 조화된 연기의 결과는 63.64점. 역시 실수 없는 연기를 펼친 2위 안도 미키(일본)보다 4.34점 높은 점수였다. 이제 그랑프리 5개 대회 연속 우승을 향해 남은 건 프리스케이팅 뿐. 김연아는 8일 오후 같은 장소에서 림스키-코르사코프의 ‘세헤라자데’에 맞춰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펼친다. 베이징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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