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첫200승,명장들의´진검승부´

입력 2008-11-09 18: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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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K-리그가 9일 벌어진 26라운드 경기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지난 8개월 동안 그라운드에서 구슬땀을 흘린 선수들의 뒤에는 그들을 지켜봐 준 14명의 감독들이 자리잡고 있었다. 올시즌 마지막 순간까지 치열했던 팀간 순위경쟁 만큼 명장들 간의 기록싸움도 축구 팬들에게 또 다른 흥밋거리를 제공했다. K 리그 출범 25년 째를 맞은 올해는 프로축구 사상 첫 200승 감독이 탄생했다. 그 주인공은 바로 김호 대전 시티즌 감독(64)이다. 김호 감독이 이끈 대전은 5월11일 부산 구덕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삼성하우젠 K-리그 2008 9라운드 부산아이파크와의 원정경기에서 2-1로 이겨 사상 첫 개인 통산 200승의 금자탑을 쌓았다. 지난 1983년 한일은행 사령탑으로 감독에 데뷔, 이듬해 4월28일 당시 럭키금성전(3-1승)에서 프로축구 첫 승을 기록한 김 감독은 24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200승 대기록을 달성했다. 김 감독이 세운 대기록은 기록 수립 4일전 교통사고로 며느리와 손자를 잃는 큰 아픔을 뒤로 하고 이룬 기록이어서 의미는 더욱 컸다. 김 감독의 뒤를 이어 지난 8월30일 프로축구 사상 두 번째로 개인 통산 200승 고지에 오른 김정남 울산 감독(65)은 지난 9월28일 제주전 승리로 김호 감독을 앞서며 국내 프로축구 최다승(204승) 사령탑이 됐다. 김정남 감독은 9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벌어진 정규리그 최종 26라운드 부산전에서 1-0 승리를 거머쥐어 최다승 기록을 208승으로 늘렸다. 김정남 감독과 통산 최다승 경쟁을 벌여온 대전의 김호 감독은 광주와의 올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무승부를 기록해 203승에 머물렀다. 올시즌 처음 K-리그에 얼굴을 내민 ´신입´ 감독들의 활약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부산 아이파크에서 생애 첫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황선홍 감독(40)과 ´알툴 축구´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킨 알툴 베르날데스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55). 부산은 황 감독의 지휘 하에 5승7무14패 리그 12위의 아쉬운 성적으로 올시즌을 마감했지만, 지난 2일 선두 경쟁에 있던 강호 FC서울을 격파하는 파란을 일으켜 다음 시즌에 더 큰 도약을 약속했다. 리그 10위로 이번 시즌을 마친 제주(7승7무12패)는 ´알툴 축구가 자리잡혀가고 있다´는 확신을 심어줄 정도로 내용면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며 새 바람을 일으켰다. 그다지 만족스러운 성적은 아니지만 알툴 감독의 지도력을 인정한 제주는 지난 7일 계약이 만료된 알툴 감독과 오는 2009년까지 1년 더 연장 계약에 잠정 합의했다. 8개월여 동안 K-리그의 흐름을 충분히 간파한 알툴 감독. 많은 팬들은 올시즌 6강 진입에 실패한 제주가 다음 시즌 큰 날개를 펼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시즌 가장 바쁘게 걸음을 걸어온 ´명장 3인방´ 차범근(55, 수원), 김학범(48, 성남), 세뇰 귀네슈(56, 서울) 감독. 이 세 감독들은 올시즌 자신의 지도철학이 뿌리내린 팀을 들고 나와 정규리그 최종전인 26라운드 경기가 벌어지는 순간까지도 치열한 선두경쟁구도를 형성했다. 올스타팀 사령탑에 선정돼 ´2008조모컵 한일 올스타전´에서 K-리그 팀의 3-1 승리를 이끌기도 했던 차범근 감독은 팀을 컵대회 정상에 이어 정규리그 1위에도 올려놓았다. 피말리는 싸움 끝에 정규리그 1위는 수원이 차지했다. 하지만 그라운드에서 펼쳐지는 불꽃튀는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한 수원을 비롯해 서울, 성남, 울산, 포항, 전북 등 상위 6개 팀들은 오는 22일부터 시작되는 6강 플레이오프에서 그동안 보지 못했던 명승부를 펼칠 것이다. 한 치의 양보도 허락할 수 없는 단판승부를 앞두고 있는 6개 구단, 화려한 전술력을 앞세워 최후의 승리를 만끽하려는 명장들의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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