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드로이아AL MVP‘작은거인’꿈을쐈다

입력 2008-11-1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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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아메리칸리그 MVP를 수상한 2루수 더스틴 페드로이아의 신장은 메이저리그 신상명세서와 보스턴 레드삭스의 미디어북에 175cm로 나와 있다. 그러나 실제는 이보다 더 작게 보인다.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신인왕과 월드시리즈 챔피언에 오른 뒤 올해는 리그 최고의 선수 MVP까지 등극했다. 페드로이아(25)는 19일(한국시간) 야구기자단에 의해 1위 28표 가운데 16표를 획득해 총 317포인트로 2위 미네소타 트윈스 1루수 저스틴 모노(257포인트)를 제치고 영광의 MVP를 수상했다. 페드로이아의 팀동료 케빈 유킬리스는 201포인트로 3위에 머물렀다. 이로써 페드로이아는 보스턴 레드삭스의 통산 10번째 MVP 수상자가 됐다. 아메리칸리그 2루수로는 1959년 넬리 폭스(시카고 화이트삭스) 이후 49년 만이다. 페드로이아는 정규시즌에서 타율 0.326, 홈런 17, 타점 86개를 기록했다. 원래는 2번 타순이 붙박이였으나 데이비드 오르티스의 부상, 매니 라미레스의 이적 등으로 시즌 종반에는 3번과 4번을 치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최다안타에서 이치로 스즈키와 공동 선두(213개)를 기록한 페드로이아는 2루타, 득점, 타율, 총 루타, 도루 등 주요 공격부문에서 랭킹 5위권에 들며 생애 최고의 해를 보냈다. 이미 2루수부문 골드글러브도 수상했고, 포지션별 최고의 타자로 인정받는 실버슬러거도 차지해 메이저리그 데뷔 2년 만에 단숨에 스타덤에 올랐다. “내가 이런 훌륭한 선수들과 이름을 같이하며 수상을 했다는 게 큰 영광이다”며 수상 소감을 밝혔다. 페드로이아는 작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어퍼컷 스윙을 하는 타자다. 즉 플라이볼 히터다. 발이 빠르고 체구가 작은 타자들은 보통 타격 때 컨택트 위주의 스윙으로 그라운드볼 히터가 많은데 페드로이아는 이런 정형을 깨고 풀스윙을 하고 있다. 줄곧 2번을 치면서 홈런 17개를 때렸다는 게 이를 증명한다. 골드글러브 수상에서 인정받았듯 수비도 뛰어나다. 전문가들은 벌써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2루수 조 모건(ESPN 해설자)을 연상시킨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22년 경력의 모건은 170cm의 신장에 MVP를 두차례 수상했고, 통산 268개의 홈런을 작성했다. “나는 크지 않고 재주도 없다. 내가 길을 걸으면 야구선수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작은 거인’ 페드로이아다. 그러나 페드로이아는 애리조나 주립대학 때부터 자질을 인정받았다. 현 텍사스 레인저스 2루수 이언 킨슬러와 유격수 경쟁을 벌였던 유망주였다. 공교롭게도 올해 메이저리그는 두명의 ‘작은 거인’이 야구판을 쥐락펴락한 셈이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선발 팀 린스컴(180cm)은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했고, 페드로이아가 MVP로 대미를 장식했다. LA |문상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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