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을 0-0으로 마친 한국은 후반 시작하자마자 기습적인 공격으로 상대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페널티박스 안에서 이근호의 패스를 이청용이 다시 정성훈에게 연결, 노마크 찬스에서 정성훈이 논스톱 슈팅을 날렸지만 상대 골키퍼에 막혀 골문을 여는데 실패했다.
사우디의 ‘경계대상 1호’ 하자지의 퇴장으로 수적 우위를 점한 한국은 후반 17분 오른쪽 코너킥 상황에서 기성용이 헤딩슛을 날렸지만, 크로스바를 살짝 벗어났다.
한 명이 빠진 사우디의 빈 공간을 활용하던 한국은 후반 28분 ‘장신 공격수’ 정성훈을 빼고 ‘축구천재’ 박주영을 교체투입시켜 공격의 파괴력을 높였다.
기세를 올리던 한국은 결국 후반 32분 골에 대한 결실을 맺었다. 왼쪽 문전에서 이영표의 크로스를 박지성이 가슴 트래핑 후 슈팅으로 연결했고, 수비에 맞고 굴절된 볼을 문전 앞에 있던 이근호가 마무리를 지었다. 마치 2002 한일월드컵 포르투갈을 격침시켰던 이영표-박지성의 합작골이 재현된 듯 했다.
상대의 두 차례 파상공세를 잘 막아낸 한국은 후반 추가시간 추가골을 터뜨리며 상대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었다. 박주영이 아크 왼쪽에서 날린 중거리슛이 상대 수비에 맞고 그대로 골망을 흔든 것. 승부에 쐐기를 박는 귀중한 골이었다.
한편 한국과 같은 조에 속한 이란은 같은 시각 아랍메이레이트(UAE)와의 경기에서 전반 19분 UAE의 압둘라힘 주마에게 선취골을 허용한 뒤 끌려가다 경기 종료 10분 전 주장 카림 바게리의 골로 간신히 승점 1점을 보태는데 그쳤다.
김진회 기자 manu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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