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맨방출…안경현,두산떠난다

입력 2008-11-2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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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샘’ 안경현(38·사진)이 두산을 떠난다. 두산은 25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제출한 보류선수 명단에서 안경현을 제외했다고 발표했다. 안경현은 1992년 두산의 전신 OB에서 데뷔해 17년간 베어스 유니폼을 입어온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스타. 하지만 두산의 거센 세대교체 바람에 밀려 자리를 찾지 못한 끝에 결국 스스로 방출을 선택했다. 안경현은 두산에서만 1716경기에 출장했고, 통산 타율 0.275·홈런 119개·715타점의 성적을 남겼다. 올 시즌에는 51경기에서 타율 0.257에 12타점. 기나긴 고민의 시간 끝에 결정된 방출이었다. 두산은 올 초 해외전지훈련 명단에서 안경현을 제외했고, 시즌을 마친 뒤에는 일찌감치 전력에서 제외했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스타를 버렸다’는 팬들의 반발 또한 원치 않았다. 결국 두산 고위 관계자가 21일 밤 안경현을 만나 은퇴 후 해외 지도자 연수와 비용 지원, 프런트 현장 실습 등을 제안했다. 반면 안경현은 처음부터 “선수생활을 1년이라도 연장하고 싶다. 다른 팀에서라도 뛸 수 있게 풀어달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때문에 두산은 보류선수 명단 제출 마감일인 25일 오후 늦은 시간까지 장고를 거듭했다. 오후 2시30분께 안경현에게 전화를 걸어 “보류선수 명단에 포함시키기로 했다”고 통보했지만, 두 시간 후 다시 안경현을 사무실로 호출해 설득에 나섰다. 하지만 긴 대화에도 불구하고 끝내 두산과 안경현의 입장 차는 좁혀지지 않았다. 마지막 결정을 내린 두산은 공식 발표와 함께 “안경현 선수의 의견을 존중해 제외하기로 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KBO는 각 구단이 제출한 보류선수 명단을 30일 공시할 예정이다. 하지만 두산이 안경현과의 재계약 불가 방침을 공식 발표함에 따라, 안경현의 영입을 원하는 구단은 당장 26일부터라도 접촉을 시도할 수 있다. 반대로 타 구단의 영입 제안이 없을 경우 사실상 은퇴가 불가피하다. 안경현은 두산 구단과의 지난한 협의과정에 대해 “여러 가능성을 열어놨기 때문에 팀에서도 끝까지 망설였던 것 아니겠느냐”면서 “다 잊고 내일부터 부지런히 다른 팀을 찾아보겠다”고 했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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