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슈퍼리그챔프전1차전…오더에웃고,부도에울었다

입력 2008-11-2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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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단식 경기 1시간 이상 가겠는 걸.” 2008 KRA컵 탁구 슈퍼리그 챔피언결정 1차전이 벌어진 28일 부천 송내사회체육관. 여자부 대한항공-삼성생명 오더를 본 탁구 관계자들이 한 마디씩 던졌다. 끈질긴 수비를 앞세워 베이징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깎신’으로 불리고 있는 김경아(대한항공)와 박미영(삼성생명)이 1단식에서 맞붙었기 때문. 경기 시간도 그렇거니와 두 선수 대결에서는 실수 하나가 곧 패배와 연결되기에 양 팀 감독이나 선수나 맞붙기를 꺼려한다는 후문. 탁구 단체전에서는 오더가 승부에 큰 영향을 미치곤 한다. 감독들은 “적을 때는 20%, 많을 때는 50% 이상이다”고 귀띔했다. 최영일 삼성생명 감독은 “대한항공이 워낙 막강해 어떤 방식으로 오더를 짜도 쉽지 않다. 김경아-박미영, 석하정-문현정 대신 김경아-문현정, 석하정-박미영이 붙었으면 승산이 좀 더 높았을 것이다”고 입맛을 다셨다. 공격형 선수가 수비 전형을 이기려면 랠리 수를 줄이기 위한 파워 드라이브와 상대 커트를 안전하게 넘길 수 있는 스토로크가 중요한데, 드라이브가 좋은 석하정(대한항공)은 스토로크에 약해 박미영이 다소 유리하고, 문현정(삼성생명)은 끈기가 있어 김경아와도 해 볼만 하다는 설명. 하지만 오더가 아무리 잘 짜여져도 철석 같이 믿었던 선수가 발등을 찍는 경우가 있다. 탁구에서는 이를 ‘부도’라 하는데, 남자 단체전 1단식 오상은(KT&G)이 김태훈(삼성생명)에게 발목을 잡힌 것이 대표적인 예. 이날 에이스 오상은은 남자 1단식에서 김태훈의 변화무쌍한 서비스에 이은 3구 공격에 맥을 못 추며 1-3으로 패했다. 삼성생명은 김태훈의 깜짝 활약과 2단식 주세혁, 4단식 유승민이 각각 1승씩을 보태며 KT&G를 3-1로 누르고 챔프전 1차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부천 |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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