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사나이’백차승의대표팀합류를바라며

입력 2008-12-03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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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사나이´ 백차승(28,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차 후보선수명단에 전격적으로 포함됐다. 미국 시민권자 백차승의 합류는 곧바로 커다란 반향을 불러 왔고, 김인식 대표팀 감독(61)은 1일 오후 1차 엔트리 확정 기자회견 발표 직후부터 2일까지 기자들의 ´백차승을 왜 뽑았느냐´라는 질문에 시달려야만 했다. 일단 김 감독은 "대표팀에 반드시 필요한 선수니까 선발했다"고 했다. 그 역시 백차승의 선발은 커다란 논란을 가져올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차승 카드´를 꺼내 든 것은 최정예 멤버로 WBC에 출전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현재 논란은 백차승의 ´미국 시민권´이다. 만약 이번 대회가 WBC가 아닌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이었다면 백차승은 절대 대표팀에 합류할 수 없다. 하지만 WBC는 ´부모의 국적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출전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기 때문에 그가 현재 대표팀에 승선 못할 이유는 없는 것이다. 다만, 문제는 야구팬들의 따가운 시선이다. 백차승은 지난 2005년 메이저리그에 계속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지 국내에서는 "유승준 처럼 병역의무를 이행하기 싫어서 미국 시민권을 획득했다"는 팬들의 성화로 인터넷이 뜨겁게 달구어졌고, 현재도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그러나 선수의 국적을 놓고 왈가왈부 하기보다는 WBC 대표팀의 ´질´을 따져야 할 때다. 대표팀 선수 선발은 ´여론´보다 ´실력´이 우선시 되어여 한다. 백차승이 만약 대표팀에 합류하게 될 경우, 대표팀 전력이 강화되는 것은 자명하다. 김광현, 류현진 등, 풍부한 좌완 선발진에 비해 우완 선발이 떨어지는 대표팀에 그의 합류는 천군만마가 될 수 있다. 게다가 WBC 본선에 진출할 경우, 한국은 메이저리그 출신의 선수들을 상대해야 한다. 현재 샌디에이고에서 선발 입지를 굳힌 빅리거 백차승의 경우, 이들과 상대한 경험이 많아 대표팀 전력에 플러스 요인이 될수 밖에 없다. 한국은 지난 1회 대회서 4강 신화를 일궈냈다. 한국이 이 같은 신화를 창조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박찬호, 서재응, 최희섭 등, 미국 프로무대에서 활약한 선수들의 공이 컸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WBC는 최정예 멤버로 꾸려야 한다. 제1회 대회 4강에 이어 지난 8월 베이징올림픽에서 한국야구는 금메달을 거머쥐며 야구 ´변방´에서 ´중심´으로 입지를 다졌다. 국민들의 기대치는 그 만큼 커졌다. 1회 대회에서 쓴 잔을 들이킨 미국이나 초대 우승팀 일본 등은 해외파 및 올스타를 총동원해 대회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이번 대회는 전대회보다 훨씬 수준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제 가장 중요한 것은 백차승의 의사다. 김 감독은 2일 오후 "백차승과 전화통화를 하지 못했다"면서 "대표팀에 반드시 뽑겠다는 소리가 아니라. 단지 합류를 알리고 싶었고, 조국을 위해 한 번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은데 본인과 연락을 못하니 답답하다"고 털어 놓았다. 백차승과 가까운 지인은 "평소 차승이가 대표팀에 합류할 수 없는 처지를 한탄했다. WBC는 자신이 출전하더라도 규정상 문제가 없는 만큼 본인이 합류하는 쪽으로 결단을 내릴 수 있을 듯 하다"고 말했다. 결국, 선택은 백차승의 ´몫´이다. 적극적인 의사 표현만 한다면 김 감독이 굳이 그를 거부할 명분은 없다. 백차승이 국적을 바꾼 데 대한 국민들에게 미안한 감정이 있다면 대표팀에 당당히 선발돼 WBC에서 호투를 선보여 경제난에 시달리는 국민들에게 힘이 되었으면 한다. 단 한 가지 바라는 것이 있다면 선수들 뽑아 놓고 그저 눈치만 보는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되지 말았으면 한다. 논란이 있을 줄 뻔히 알고 백차승을 1차 후보선수 명단에 올린 코칭스태프는 그에게 적극적인 신호를 보내고, 그를 안고 가야 한다. 만약, 백차승을 뽑아놓고 선발하지 않을 경우, 타격은 백차승에게 고스란히 전달되기 때문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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