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연승LG…강을준의힘!

입력 2008-12-0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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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라운드 중반에 접어든 2008-2009 동부프로미 프로농구. 5연승의 울산 모비스가 단독1위에 오른 가운데, 중위권에 머물던 창원 LG도 4연승을 달리며 선두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두 팀은 5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빅뱅’을 펼친다. 주포 조상현(32)과 현주엽(33)의 결장에도 불구하고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LG의 힘은 용병 길들이기에 성공한 강을준 감독(43·사진)의 리더십에 있었다. 2일 전주 KCC전을 앞두고 LG 이현민(25)은 “아이반 존슨(24)이 욕심을 버린 것이 상승세의 원동력”이라면서 “골밑수비가 집중됐을 때 외곽으로 공을 잘 빼주니, 코트밸런스가 좋아지고 3점포도 살아났다”고 했다. 존슨은 뛰어난 능력을 보유했음에도 종종 무리한 플레이로 팀의 사기를 떨어뜨렸다. 이런 존슨의 변화에는 1라운드 막판, 강 감독과의 독대가 큰 영향을 미쳤다. 불우한 어린시절을 보낸 존슨은 내성적인 성격 때문에 동료들과 융화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자기플레이에 대한 확신이 지나쳐 독불장군 식으로 주변의 조언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강 감독은 일단 존슨을 크게 다그쳤다. “계속 이런 식으로 하면 ‘스테이크’먹으면서 운동할 수 없다. 한국에서 나쁜 소문이 나면 어느 리그에서도 뛸 수 없을 텐데 미국에서 ‘햄버거’나 먹으면서 운동하고 싶냐!” 강 감독이 열을 올리자 존슨은 치켜떴던 눈을 내리 깔았다. 존슨에게서 ‘외로움’을 읽은 강 감독. 이어 “한국은 기회의 땅”임을 역설했고, “팀플레이에 집중한다면 너를 적극 후원하겠다”며 존슨을 어루만졌다. 묵묵히 고개를 끄덕인 존슨. 40분간의 대화를 마친 둘은 얼굴을 맞대고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강 감독은 “존슨의 거친 턱수염 때문에 얼굴이 따끔거렸지만 마음만은 흐뭇했다”며 웃었다. 상승세의 존슨은 5일, 리바운드2위·블록슛1위에 올라있는 브라이언 턴스턴(22), 최근 2경기에서 평균 28점을 몰아넣고 있는 오다티 블랭슨(26)과 맞대결을 펼친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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