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살꼬마가100만배꼽을잡았다…‘과속스캔들’왕석현

입력 2008-12-1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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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살 꼬마가 일주일 만에 100만 관객을 웃겼다. 3일 개봉한 영화 ‘과속스캔들’(감독 강형철·제작 토일렛픽쳐스)이 11일 100만 관객을 넘어서며 폭발적인 흥행을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흥행 돌풍의 중심에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연기를 해본 적이 없었던 아역배우 왕석현이 있다. 당초 이 영화는 코믹 영화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는 차태현과 신예 박보영의 선전이 기대됐다. 하지만 막상 영화가 개봉된 이후 두 사람의 인기를 뛰어넘어 주목을 받는 것은 왕석현이다. 영화에서 차태현의 숨겨진 딸의 아들, 즉 차태현의 손자로 등장하는 그의 연기에 관객들은 웃음을 참지 못한다. ‘과속스캔들’의 이안나 프로듀서는 “처음에는 관객들이 석현이를 잘 모르기 때문에 상영 전 무대인사를 하면 ‘귀엽다’ 정도의 반응 뿐이었다. 하지만 상영이 끝나고 무대 인사를 할 때면 환호성이 쏟아져 정신이 없을 정도다. 입소문이 나면서 관객들이 30분 동안 줄을 서며 석현이와 사진을 찍고 있다”고 설명했다. 얼마 전에는 극장에서 무대 인사를 마친 그를 보기 위해 관객들이 갑자기 몰려들어 어머니가 입구 밖으로 밀려나면서 아이를 잠시 잃어버리는 해프닝까지 있었다. 왕석현은 관객들의 환호성에 어리둥절하면서도 환하게 웃으며 신나게 전국 극장을 뛰어다니고 있다. 관객들이 배꼽을 잡는 장면은 영화 속 마흔도 되지 않은 외할아버지 차태현과 화투를 치다 비웃음을 날리는 모습, 따돌림을 당한 유치원에서 허탈해하는 표정 등이다. 또한 “할아버지가 보고 싶냐?”는 엄마의 물음에 한숨을 섞으며 “사람 괜찮더라”는 등 천연덕스러운 대사도 반응이 뜨겁다. 왕석현은 신선한 마스크의 아역배우를 찾던 강형철 감독이 1000대 1의 오디션에서 발탁했다. 연기 연습이라고는 촬영 전 약 2개월이 전부다. 그러나 왕석현은 연기경험이 전혀 없는 여섯 살 어린이라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100점 만점 연기로 영화를 웃음으로 이끌었다. 그 비결은 강형철 감독이 주문한 5가지 표정 연습. 영화 홍보마케팅을 맡고 있는 영화인 이명진 팀장은 “현장에서 감독이 ‘석현아 1번 웃는 표정’, ‘석현아 이번에는 3번 시무룩한 표정이야’ 이런 방식으로 촬영을 진행하는데, 여섯 살 어린이지만 감독이 원하는 연기를 완벽하게 표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영화 속에서 관객들에게 가장 많은 웃음을 주는 ‘어이없는 비웃음’은 5번 표정으로 왕석현이 가장 많이 연습한 연기였다. 영화를 관람한 관객들은 인터넷 등에 왕석현의 명대사와 웃음 넘치는 표정 연기를 화제로 올리며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왕석현의 깜찍한 연기는 올 겨울 극장가에서 당분간 가장 큰 흥행 이슈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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