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체험]JYP연습생도전(3)-온몸파스붙이고나선둘째날

입력 2008-12-21 08:2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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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둘째날-1> 아침에 눈을 뜨니, 예상했던 대로 온몸이 뻐근했다. 아니 그 정도가 아니었다. 아예 움직이기가 힘들었다. 이곳 저곳 근육은 뭉쳐있고, 허리는 아팠다. ‘그래도 체면이 있지, 파스 따위 필요 없어!’ 불굴의 정신으로 억지로 몸을 끌고 다시 청담동 JYP로 향했다. 어제처럼 또 만나는 사람마다 90도로 배꼽인사를 하고 출석카드를 찍었다. 첫 교육은 랩 트레이닝. 보컬 트레이닝을 받았던 곳에서 하기로 했다. 그런데 또 그곳에서 원더걸스 멤버들과 마주쳤다. “진짜 웬일이냐”고 묻는 그녀들에게 “진짜 제대로 배우려고 왔다”고 했다. 그들은 또 “열심히 하라”고 격려했다. 하지만 하루 만에 지친 얼굴로 변해버린 기자의 얼굴을 보는 그녀들의 표정에는 ‘과연 견딜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역력했다. 1. 랩 트레이닝-‘내 랩이 느끼하다고?’ 강사는 재미동포 출신 데이비드 김이 맡았다. 랩 수업은 강사마다 방식이 다르다. 데이비드는 “녹음실에서 디렉팅을 하듯 강습할 것”이라고 했다. ‘학생이 뭔 힘이 있어? 선생의 뜻의 따라야지.’ 뭉친 근육들이 사람을 시니컬하게 만드는 모양이다. ‘아이고, 허리야~.’ 데이비드는 다이나믹 듀오의 ‘굿 러브’ 랩 가사가 인쇄된 A4 용지를 건넸다. 박자와 호흡, 음정 조절에 신경을 쓰면서 따라 해보라며 음악을 틀어줬다. 쉬운 것은 하나도 없었다. 랩은 그저 중얼중얼거리기만 하면 될 줄 알았다. 그런데 랩에도 박자가 있고, 음정이 있었다. 심지어 멜로디까지 있다. 거기다 숨을 쉬어야 할 때 반드시 숨을 쉬어야 한다. 숨이 안 차다고 그냥 넘어가면 뒤에 가서 얼굴이 빨개지는 낭패를 본다. ‘넌 날개를 펴 지옥에서 날 꺼내줘~’로 시작되는 ‘굿 러브’는 엇박자로 시작됐다. 엇박자는 특히 맞추기가 힘들었다. 겨우 박자를 맞추면 음정이 맞지 않았다. ‘허허, 참.’ 랩은 자기만의 스타일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일부러 한국말을 잘 못하는듯하면 듣기 좋다고 했고, 악센트를 분명하게 주라고 했다. 일부 국어 파괴도 있다고 했다. 개코와 최자(다이나믹듀오의 두 멤버)의 랩을 열심히 따라했더니 트레이너는 좋은 점수를 줬다. 수업 능력이 뛰어나 시키는 대로 잘한다고 했다. 하지만 일명 ‘쿠세’라 불리는 나쁜 버릇이 있다고 지적했다. 평소 발라드를 많이 듣고 부르는 사람들에게 흔히 볼 수 있는 쿠세라 했다. ‘어, 어찌 알았을까. 내가 발라드 좋아하는지를.’ 아무튼 강사로부터 ‘다소 느끼하고 올드 스쿨의 느낌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튕기는 맛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지적은 보너스. ‘느끼하다’는 지적이 신경쓰였지만, ‘어쨌든 뭐, 랩도 느낌이 좋다는 거 아냐? 난 천재인가봐.’ 데뷔를 해도 되겠다는 자만이 점점 커져갔다. 스포츠동아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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