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축구계‘용’됐죠…올해엔승천할래요”

입력 2008-12-3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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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신세대아이콘기·성·용
“해외진출, 월드컵 예선 통과, 팀 우승, 청소년월드컵 16강 이상, K리그 7골.” 지난 해 한국축구에 세대교체 붐을 일으키며 신세대 아이콘으로 떠오른 기성용(20·FC서울·사진)은 신년 벽두에 5가지 목표를 세웠다. 기성용은 매년 초 꼭 지킬 수 있는 현실적인 것들로 5가지 목표를 정해놓곤 한다. “1년을 멍하니 보내는 것보다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면 좀 더 열심히 하게 되고 한 해가 끝났을 때 내가 뭘 이뤘는지 체크해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라는 설명. 기성용이 기축년(己丑年) 새해를 맞아 스포츠동아와 신년 인터뷰를 갖고 작년 한해를 반추함과 동시에 올해 목표와 이루고 싶은 꿈들을 털어놨다. ○올해 1차 목표는 ‘해외진출’ 기성용은 작년 초 ▲프로에서 5골 ▲올림픽 출전 ▲팀 우승 ▲월드컵 예선 뛰기 ▲U-19 아시아 청소년월드컵 우승이라는 목표를 세웠다. 기성용은 “올림픽은 좀 아쉽게 됐지만 작년 목표치를 초과 달성한 부분도 있어 어느 정도는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K리그에서 데뷔골을 포함해 4골 2도움을 올렸고, 소속 팀이 우승컵을 들어올리지는 못했지만 챔피언결정전까지 올라 팬들에게 멋진 빅 매치를 선사했다. 또한 월드컵 예선에서 뛰는 것을 넘어 A매치 데뷔 골을 터뜨리며 주전 자리까지 굳혔다. 올해 목표의 첫 머리를 장식한 해외진출에 대한 생각은 어떨까. 그는 “네덜란드나 독일로 나가고 싶다. 프리미어리그의 빅 구단을 제외하면 네덜란드, 독일의 상위팀이 실력 면에서 더 낫고 배울 점도 많다. 아직 나이가 어려 여러 리그를 경험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또박또박 답했다. 이어 “(박)지성이 형도 일찍 해외에 나가 축구에만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런 것 때문에라도 빨리 큰 무대를 밟아보고 싶다. 해외에서 뛰기에 아직 부족하다는 평가도 있지만 내 생각은 반대다. 오히려 부족한 점이 많기 때문에 더 나가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몸으로 부딪쳐 얻은 자신감 기성용은 호주에서 축구유학을 하던 시절인 고교 2학년 때 영국을 한 차례 방문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당시 맨유의 홈경기를 직접 지켜봤고 첼시와 블랙번, 풀럼의 유소년 선수들과는 몸으로 부딪쳐가며 경기를 해봤다. 기성용은 “우리가 지기는 했지만 그리 큰 벽은 아니라고 느꼈고 자신감도 많이 생겼다. 그런데 왜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와 그들의 격차가 커지는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그 때 얻은 자신감은 소중한 자산이다. “해외에 나가있는 형들이 못할 것 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 준다. 영어로 의사소통도 가능하니 꼭 한 번 도전해보고 싶다.” ○2경기 연속골 기분 좋은 징조 작년 한해 기성용은 소속 팀과 대표팀을 오가며 맹활약을 펼쳤다. 이 중 그에게 남다른 의미로 다가오는 골은 무엇일까. 우즈베키스탄전에서의 멋진 발리슛이나 북한전에서 터진 극적인 동점골(A매치 데뷔골)을 기억하는 팬들이 많겠지만 정작 기성용은 K리그 데뷔골을 첫 손에 꼽았다. “올림픽에 다녀온 후 몸도 썩 좋지 않았고 팀에서도 확실한 주전이 아니었어요. 8월 대구원정 때 (이)을용이 형이 갑자기 아파서 아무런 준비도 하지 못하고 경기에 나섰는데 골을 넣어버렸죠. 슛이 골대로 들어가는 순간 나에게도 이런 날이 오는구나라는 생각에 정말 감격스러웠어요.” 1주일 뒤 그는 또 한 번 사고를 쳤다. 광주와의 홈경기에서 또 골을 넣어 2경기 연속골을 기록한 것. 기성용은 “프로 뿐 아니라 A대표팀에서도 데뷔골 후 2경기 연속골을 넣었다. 좋은 징크스인 것 같다”며 웃음을 지었다. ○올해는 한 단계 도약 올해는 기성용 선수인생에 가장 바쁜 한 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 월드컵 최종예선이 당장 눈앞에 다가왔고 U-19 청소년 월드컵에도 나가야 한다. 소속 팀은 K리그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모두 출전한다. 그는 “작년에도 꼭 한 번 해외에 나가 선진리그를 눈으로 보고 싶었지만 시간이 없어 결국 못 갔는데 올해는 거의 불가능할 것 같다”면서도 “아직 축구 외에 다른 생각은 들지 않는다. 여자친구를 사귀는 것 등에도 별반 흥미가 없다”고 털어놨다. 스무살 청년이 짊어지기에는 다소 무거워 보이는 짐을 오롯이 소화해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엿보이는 대목. 기성용은 “올 해를 내 축구인생이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당차게 말했다. 윤태석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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