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말말로본‘너는내운명’…9일종영

입력 2009-01-0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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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가족이 보는 저녁 일일드라마 중에 이렇게 막판 많은 비난을 듣는 드라마가 또 있었을까. 9일 막을 내리는 KBS 1TV ‘너는 내 운명’(극본 문은아·연출 김명욱)은 그동안 1TV에서 방송된 저녁 일일드라마 가운데 가장 많은 비난과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하지만 논란이 불거질수록 시청률은 급상승했고, 일부에서는 “욕하려고 보는 드라마”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4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여전히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너는 내 운명’에 대한 시청자의 생각은 드라마 게시판에 올라온 다양한 발언을 통해 알 수 있다. ○“한국드라마 트렌드 몽땅 아우르는 걸작” ‘미드’, ‘일드’에 이어 ‘막드’까지 떴다. ‘막드’는 막장드라마의 준말이다. 억지 설정과 스토리가 ‘막장’이라고 할 만큼 엉망이어서 ‘막장드라마’라고 이름 붙여졌다. ‘편견과 상처를 극복한 새로운 가정의 탄생’이라는 본래의 기획의도와 전혀 다르게 드라마는 ‘막장 드라마’의 모든 요소가 담겨 있었다. 아들의 이혼을 막무가내로 강요하며 혼인 신고서를 파기하는 엽기적인 시어머니, 친딸을 찾아온 돈 많은 친어머니의 등장과 함께 두 어머니가 동시에 백혈병에 걸리는 설정은 충분히 막장 드라마로 불릴만했다. 시청자들은 “고아와 생부·생모, 백혈병과 시한부 인생, 착한 여주인공과 나쁜 시어머니의 고부갈등, 재벌2세 남자주인공 등 한국 드라마 트렌드를 몽땅 아우르는 걸작” “가족드라마의 탈을 쓴 막장드라마”라며 제작진을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너는 내 골수” 아무리 드라마라고 해도 백혈병 부분이 너무 작위적이라는 비난이 거세지면서 한국백혈병 환우회에서는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환우회측은 홈페이지에 “시청자 입장에서는 흥미진진하고 긴장되는 설정일지 몰라도 백혈병 환자나 그 가족의 입장에서는 정말 소설(?) 쓴 것”이라며 비현실성을 지적했다. 시청자들은 이런 말도 안 되는 설정에 제목을 패러디해 “너는 내 골수” “골수는 내 운명”이라고 꼬집었다. ○“발호세는 네 운명” 드라마 주연진 중 한 명인 박재정은 드라마 내용 못지않게 누리꾼들의 성토의 대상이 됐다. 인터넷상에서 그에게 붙은 별명은 ‘발호세’. ‘발호세’는 강호세 역으로 출연중인 박재정의 어색한 연기와 부정확한 발성 때문에 생긴 별명이다. 이름 호세와 ‘발연기’(발로 하는 것처럼 못하는 연기)를 뜻하는 ‘발’이 붙어 ‘발호세’다. 아내 구박하는 어머니를 달래겠다고 “제가 좀 맞아야 해요. 에잇, 에잇” 하며 자신을 때리다 갑자기 손으로 하트를 그리며 “사랑하는 우리 어머니 상처받게 한 벌, 제가 받을게요”라고 한다. 극중 호세의 어색한 연기 장면만 모은 ‘발호세 시리즈’도 인기를 얻을 정도다. 이런 논란으로 박재정은 “발호세는 네 운명”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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