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해진김시진감독“몸사리면각오하라”

입력 2009-01-0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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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훈련 채찍 선수들 긴장 “불만 있으면 당장 귀국해!” 언제나 형처럼, 아버지처럼 온화한 리더십으로 선수들을 감싸던 히어로즈 김시진(51·사진) 감독이 독하게 변신했다. 김 감독은 9일 경기도 고양 원당구장에서 열린 합동훈련 첫날 선수들에게 강한 경고 메시지부터 전달했다. 그는 “그라운드에서 몸을 사리는 선수는 각오하라”면서 “부상은 피해야겠지만 몸을 사리는 선수는 용납하지 않겠다”며 경고했다. 그러면서 “분명한 것은 경기 후 유니폼이 깨끗한 선수보다 지저분한 선수에게 박수를 한 번 더 쳐주겠다. 선수 신분을 그라운드에서 망각하지 마라”고 재차 강조했다. 선수단 미팅이 끝난 뒤 취재진이 “선수들이 ‘감독님이 변한 것 같다’면서 긴장하더라”고 전하자 그는 “그건 1탄에 불과하다. 2탄도 준비돼 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는 강도 높은 훈련이 뒤따를 것이다. 코칭스태프를 최대한 많이 데려가 선수들에게 맨투맨으로 불일 생각이다. 단체훈련보다 개인훈련을 극대화하겠다”면서 “그렇다고 훈련에 불만을 토로하거나 훈련이 아닌 사생활 문제로 안전사고를 당하는 선수는 곧바로 귀국 조치할 것이다”고 밝혔다. ‘사람 좋으면 꼴찌’라는 메이저리그의 명언이 있다. 1940년대를 풍미한 브루클린 다저스의 명감독 리오 듀로서가 한 말이다. ‘사람 좋다’는 평을 듣는 감독치고 좋은 성적을 내는 사례가 드물다는 얘기다. 그래서일까. 2006년 현대 감독에 오른 뒤 지난해 히어로즈 창단 때 낙마했던 그는 1년 만에 돌아오면서 채찍을 들고 나타났다. 김 감독은 “경제도 좋지 않아 다들 절약을 하는데 우리 구단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있다. 선수들은 이럴 때일수록 더 열심히 해야 한다”면서 “감독 첫해 ‘선수들과 잘 어울려 게임을 하면 잘 되지 않겠나’라고 막연히 생각했다. 작년에 쉬면서 각 팀의 장단점을 쭉 보니 결국 땀을 많이 흘리고 훈련을 열심히 하는 팀이 좋은 성적을 내더라”면서 지옥훈련을 예고했다. 자신도 변하고, 선수들에게도 변화를 주문하고 있는 김 감독이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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