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CSI잡학수사대]자신의수명을아는일개미

입력 2009-01-1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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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한부 판정이라…… 피해자가 마음고생이 많았겠는걸. 새라: 그러게. 내가 살 날이 몇 달이나 몇 년밖에 안 남았다는 걸 알게 된다면 마음이 어떨까? 사는 게 사는 게 아닐 것 같아. : 그렇겠지? 반장: 사람들은 누구나 그럴 거야. 하지만 개미는 좀 다른 것 같더군. 일개미들은 자기 수명을 알고 살아가는 것 같거든. : 일개미요? 그럼 그 녀석들은 애초부터 시한부 인생이겠군요. 자기가 살날이 얼마 남았는지를 알고 일만 죽어라 하면서 살아간다…… 거참. 반장 : 폴란드의 야기엘로니안 대학에서 실험을 한 결과인데 말이지, 젊은 일개미들을 열 한 개 그룹으로 나눠서 각 그룹마다 절반씩은 이산화탄소를 가하거나 몸에 상처를 낸 다음에 구별할 수 있도록 칠을 해놨어. 새라 : 상처는 몰라도 이산화탄소요? 그게 문제가 되나요? 반장 : 개미가 농도가 강한 이산화탄소에 노출되면 몸속이 산성으로 변하면서 신경계가 손상되거든. 그리고 상처가 난 개미들은 병균에 쉽게 감염되지. 어쨌든 개미들을 도로 집으로 돌려보내고 나서 생태를 관찰했는데 말이야. : 다친 개미들이 자포자기해서 집단 자살이라도 했나요? 반장 : 아니. 5주 정도가 지나자 색칠을 한 개미가 먼저 밖으로 나오는 모습이 관찰됐어. 다시 말해서 수명이 얼마 안 남은 개미들이 자청해서 위험한 일들을 찾아다닌다는 얘기야. 그럼으로써 젊은 개미들은 안전한 개미굴 안에서 일할 수 있게 되지. 새라: 한마디로 죽을 날이 가까워 오는 개미들이 그렇지 않은 개미들을 보호하는 희생을 하는 셈이군요. 반장: 그렇지. 그렇게 수명이 얼마 안 남은 개미들이 희생을 함으로써 전체 개미 집단의 평균 수명은 향상되는 결과를 가져오겠지. : 아무튼 개미라는 곤충은 참 대단하다니까요. 사람 사는 사회보다도 더 제대로 돌아가는 것 같으니 말이죠. 반장 : 그러게 말이다. 나는 달랑 둘 있는 직원들도 밤낮으로 속을 썩이는데……. 새라 : 그게 누구 때문이겠어요? 저 말썽꾸러기 닉 때문이죠. : 이거 왜 이래? 사사건건 시비 걸고 성질내는 트러블 메이커가 누구신데 적반하장이야? 새라: 그런데 자기반성이나 좀 할 것인지 뭘 잘했다고 큰소리야? 반장 : 아, 저 인간들 또 시작이네……. 도대체 저 두 화상들의 수명은 얼마나 남은 거야? 수사결과 일개미들은 자신의 수명이 얼마나 남았는지를 인식하고 수명이 얼마 안 남은 개미들이 자청해서 위험한 일을 찾아다님으로써 전체 집단을 보호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정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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