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이적설기현,도전은계속된다!

입력 2009-01-14 11:36:5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스나이퍼’ 설기현(30)의 멈추지 않는 도전 정신이 희망의 빛이 될까. 설기현이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 리그로 전격 이적했다. 설기현의 에이전트 지센은 14일 “설기현이 사우디의 알 히랄로 임대 이적됐다”고 밝혔다. 이적 조건은 6개월 임대 후 완전 이적 형식이며, 임대 기간은 2009년 1월1일 부터 6월 30일까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센의 한 관계자는 “설기현은 은퇴 후 지도자 생활을 계획하고 있는데 이번 이적으로 아시아 무대에서 맞붙게 될 중동팀을 알게 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전했다. 청소년대표와 올림픽대표 시절 한국의 ‘히바우두’라고 불릴 만큼 정확한 왼발킥을 자랑했던 설기현은 지난 2000년 국내팀들의 러브콜을 뿌리치고 벨기에 앤트워프에 입단했다. 당시 이탈리아 세리아A AC 페루자의 안정환(현 부산)과 프랑스 리그 FC로리앙의 이상윤을 제외하곤 유럽무대에 진출해 있던 한국선수가 전무하던 상황에서 설기현의 벨기에행은 다소 파격적인 도전이었다. 이후 설기현은 실력을 인정받아 이듬해 벨기에 명문 안더레흐트로 이적했고, 2004년에는 울버햄튼으로 둥지를 옮겨 자신의 최종목표였던 잉글랜드 무대를 밟았다. 그러나 국내 축구팬들의 시선은 냉랭하기만 했다. 설기현이 선택한 팀이 프리미어리그가 아닌 챔피언십(2부리그)에 소속돼 있었기 때문. 무엇보다 2002 한일월드컵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쳤음에도, 2부리그에 머물러 있는 설기현의 실력이 홀대 받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팬들의 바람이 전해진 것일까. 설기현은 2006년 1부리그 승격권을 얻은 레딩FC의 유니폼을 입으며 당당히 ‘코리언 프리미어리거 3호’로 탄생했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영표(전 토트넘)과 함께 한국 축구의 위상을 드높이던 설기현은 전성기를 구가하며 팀 내 입지를 탄탄히 구축했다. 하지만 2007년부터 설기현에게 시련의 시간이 닥쳤다. 본인의 의사가 무시된 채 리암 로시니어와 맞트레이드 되면서 풀럼FC로 강제 이적됐다. 감독의 신임 속에 이적 후 좋은 모습을 선보였지만, 대니 머피가 영입되면서 벤치워머로 전락했다. 급기야 2군에서도 출전기회가 제대로 보장되지 못하면서 1월 겨울 이적시장에서 다른 팀으로 옮기는 것이 기정사실화 되고 있었다. 게다가 헐 시티 AFC의 필 브라운 감독이 설기현 영입에 눈독을 들였던 터라, 잉글랜드에 남을 것이란 긍정적인 전망이 흘러나왔다. 그러나 설기현은 이를 뿌리치고 사우디행을 선택했다. 지난해 사우디 리그 우승팀인 알 히랄은 리그 2연패와 AFC챔피언스리그를 대비하기 위해 그 동안 설기현 영입에 관심을 보여왔다. 결국 설기현은 알 히랄과 13일(한국시간) 오후 임대 계약에 최종합의했다. 프리머어리거 출신인 설기현이 사우디에 진출했지만, 치열한 주전 경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1957년 창단된 알 히랄은 사우디 최고의 스타 야세르 알 카타니를 포함해 사우디 국가대표 선수가 6명이나 포함된 강팀. 뿐만 아니라 지난 시즌 주전멤버로 활약한 외국 용병 타리크 알 타이브(리비야)와 크리스티안 윌헬름손(스웨덴)도 보유하고 있다. 사우디판 아시아쿼터제 선수로 활용될 설기현은 포지션이 겹치는 윌헬름손과 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설기현은 14일 사우디아라비아로 건너가 메디컬 테스트를 받고 이르면 이달 19일 재개되는 사우디아라비아 리그 16라운드 홈경기 알 와타니전에 출전할 예정이다. 김진회 기자 manu35@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