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의화두“거칠어져라!”…부산‘지리산결의’

입력 2009-01-1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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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아이파크는 지난 시즌 37경기(컵 대회 포함)에서 39골을 넣고 52골을 내줬다. 이 중 18실점이 80분 이후에 내준 골들. 황선홍 감독의 분석에 따르면 1-2골 리드를 못 지키고 막판에 실점해 비기거나 역전패한 경기에서 손해 본 승점이 8점. 황 감독은 “8점을 땄으면 시즌 막판까지 6강 PO 진출을 다툴 수 있었다. 수비 불안과 해결사 부재도 요인이었지만 가장 큰 원인은 선수들의 부족한 근성과 이기고 있을 때도 서로 조급해하다가 갑자기 무너져버리는 허술한 팀워크였다”고 진단했다. ○근성을 키워라 황선홍 감독은 이번 해외 동계훈련지로 지난 시즌에 다녀왔던 일본 대신 터키를 택했다. 터키에서 크로아티아, 루마니아 프로리그의 상위권 팀들과 연습경기를 가질 계획. 황 감독은 “체격 조건이 좋은 유럽선수들과 힘든 경기를 경험해야 한다. 터키에서 연습경기를 하면 상대가 워낙 거칠게 나와 양 팀 간 싸움이 종종 일어난다고 들었다. 감독이 이런 말을 하면 안 되겠지만 선수들이 패싸움이라도 한 번 했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선수들의 근성을 어떻게든 키워보려는 깊은 고민의 흔적이 엿보인다. ○끈끈한 팀워크 황 감독은 지휘봉을 잡은 후 팀의 단합에 해가 된다고 판단한 선수들은 나이와 기량 여부를 막론하고 과감히 내쳤다. 17일부터 1박2일에 걸쳐 전남 구례에서 단체 지리산 등반을 가진 것도 팀워크를 다지기 위한 일환이었다. 평소 합숙 때 2인 1실을 쓰지만 이번에는 온돌방을 택해 4명이 한 방을 쓰도록 지시했다. 포지션별로 한 방을 쓰되 고참-중고참-신인이 적절히 조화되도록 코칭스태프가 직접 룸메이트를 지정했다. 90년대 프로야구에서 선·후배 간 엄한 군기로 유명했던 해태 타이거즈가 떠올려지는 대목. 황 감독은 “요즘 신인 선수들이 예전 같지 않아 어느 팀이든 그런(해태와 같은) 분위기를 형성하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하지만 장기 레이스에서 수시로 맞는 위기를 극복하려면 팀워크와 희생정신은 필수다”고 강조했다. 구례 |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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