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2시간만에정상“나일등먹었어!”

입력 2009-01-1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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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후, 전남 구례구역에 도착해 부산 선수단이 묵는 화엄사 앞 한 호텔까지 택시를 탔다. “내일(18일) 아침 선수들과 등반을 한다”는 말에 택시기사 정종민씨는 “아무리 축구선수여도 등산은 쉽지 않다. 등산을 즐기는 나도 노고단 정상까지 오르는데 2시간 40분은 걸린다. 일반인은 3시간 이상 잡아야한다”고 호언장담했다. 그의 예측은 반은 틀리고 반은 맞았다. 오전 8시 30분에 선수들과 함께 출발해 노고단 정상 바로 아래 위치한 돌탑에 오른 게 11시 30분. 하지만 아침 내내 내리던 비가 등산 중간에 눈으로 바뀌는 최악의 기상여건에서도 골키퍼 최현은 바람같이 달려 딱 2시간 만에 해발 1508m 정상에 터치패드를 찍었다. “무릎이 안 좋다”며 선수들보다 1시간 앞서 출발한 황선홍 감독과 강철 코치를 포함 대부분 선수들도 모두 2시간 20분 이내에 등반 완료. 꼴찌로 처져 산에 오르는 모습을 뒤에서 보니 스타일도 가지각색이다. 등반 때 앞에 서지 않고는 못 배기는 김태영은 이날도 줄곧 선두권을 유지했다. MP3를 틀어놓고 묵묵히 산에 오르는 강승조는 ‘나홀로파’. 얼마 전 폐에 구멍이 생겨 수술을 받은 강승조는 “절대 무리하지 말라”는 윤희준 코치의 만류에도 꿋꿋하게 정상을 밟았다. 노고단 돌탑 앞에서 “소리 크게 한 번 지르고 2008년은 모두 잊어라. 소원도 하나씩 빌자”는 황 감독의 말에 30명이 일제히 고함을 질러대자 귀가 멍멍하다. 이제 드디어 하산의 시간. 무슨 소원 빌었느냐는 질문에 박희도는 “올해는 어시스트왕이 되고 싶다”고 당차게 말했다. 구례 |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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