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재출마?이연택회장행보아리송!

입력 2009-01-2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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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직을) 계속 하겠다는 건지, 아니면 그만 두겠다는 건지, 도무지 감을 잡을 수가 없다.” 대한체육회 및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상임위원회 합동회의가 열린 20일 태릉 국제스케이팅장 2층 회의실. 인상을 잔뜩 찌푸린 이연택 대한체육회장이 말문을 열었다. 최근 한 언론에서 다음달 퇴임한다는 기사를 도마에 올린 후 “체육회장은 임명직이 아니라 선출직이다. 주무부처 관계자가 체육회장을 마음대로 농단할 수 있다는 발언은 체육회에 대한 모독이다”고 발끈했다. 최근 정부 고위관계자가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체육 발전을 위해 국제적인 감각을 갖춘 인물이 대한체육회를 맡아야한다”고 말한 데 대한 반발이었다. 아울러 이 회장은 문화부가 약속을 지키지 않고 언론 플레이를 한다고 몰아붙였다. 당초 체육회는 정부 구조조정에 맞서 대한올림픽체육회(가칭)로의 일원화, 체육진흥공단사업 및 수입금 배분의 재조정, KOC 재정자립을 위한 수익사업 확대 등을 임시총회를 통해 확정한 뒤 정부에 건의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최근 문화부가 체육단체 구조조정 업무를 최종 보고과정에서 폐기했다고 구두로 통보해와 임시총회를 열지 않았다는 것이 이 회장의 설명이다. 이런 상황에서 체육회와 KOC 분리문제를 지속하겠다는 정부의 의중이 보도되자 비난의 강도를 높인 것이다. 하지만 정부 관계자 중 누가, 언제 체육회에 통보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또 체육회 입장에서 그처럼 중요하게 여기는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단 한번의 ‘구두 발언’에 정부 건의안을 스스로 포기했다는 것도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이다. 구조조정은 그렇다고 치자. 잘잘못을 따지기엔 아직 여론수렴 과정이 미흡했고, 하루 이틀 사이에 결정 내리기엔 너무 중차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모든 체육인이 더 궁금해 하는 것은 이 회장의 거취다. 이 회장은 “취임 당시 말했듯이 체육계의 자주와 자율, 자치 확립을 통해 체육 선진화에 노력할 것이고, 이를 임기 4년의 후임회장에게 물려주는 토대를 만들겠다는 원칙과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액면 그대로면 한달 뒤 물러날 듯하다. 하지만 그게 그렇지 않다. 결정적으로 물러난다는 코멘트는 없다. 덩달아 ‘재출마’에 대한 소문은 무성하다. 이날 이사들이 거취에 대해 묻자 이 회장은 “적절한 시기에 밝히겠다”고만 되풀이했다. 떠나는 것도, 재출마하는 것도 아니다. 간단한 산수 문제를 놓고 수수께끼를 하는 모양새다. 이사들도 의중을 눈치 채지 못한 모습이었다. 취임 초기 잔여임기만 채운 뒤 물러나겠다고 한 발언이 이번 정부 관계자의 발언을 빌미 삼아 재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추측도 나온다. 대의원들을 결집, 추대 형식을 빌릴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다. 한 이사가 “산적한 과제가 있는 상황에서 퇴진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며 재출마를 권유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더 할일이 남았으면 떳떳하게 밝히고, 물러날 생각이면 분명히 하면 그만이다. 더 이상의 미로찾기는 없었으면 한다. 태릉|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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